[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당뇨병, 합병증 관리가 관건

2021. 3. 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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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한 절친한 선배가 당뇨로 인한 실명으로 고생하다 최근에 신장까지 망가져 신장투석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불화에 뒤이은 이혼으로 정신적 고통이 심했던 것 같다. 초기 발견이 늦은 데다 혈당관리 등 투병생활을 게을리 한 탓이다. 이처럼 만성 전신성 소모성 질환인 당뇨는 한 인간의 몸을 서서히 파괴시키는 살인자다.

당뇨병이란 우리 몸에 중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혈액 중에 필요 이상으로 올라가 고혈당 상태가 돼 결국 당이 넘쳐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환이다.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대사 질환의 일종으로, 공복시 혈당은 76mg/dL~110mg/dL, 식후 2시간 이후는 140mg/dL 이하가 정상이다.

당뇨는 합병증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뇌졸중을 비롯해 저혈당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실명의 원인이 되는 당뇨망막 병증,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심근경색과 협심증, 신장이 망가지는 만성 신부전증, 말초신경과 다리 혈관 문제·발이 괴사하는 당뇨발 등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당뇨를 소갈(消渴)이라 부른다. 의학입문에서 '소'(消)란 태운다는 뜻으로 사물을 불로 삶거나 태우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하였듯이, 소갈은 체내의 진액이 고갈된 상태에서 생긴다. 오장 중에서는 신장의 진액(津液)부족과 비장의 운화(運化)기능 실조로 나타난다고 본다. 소갈은 상소, 중소, 하소의 세 가지 증세를 보인다. 상소(上消)는 물을 많이 마시는 증세, 중소(中消)는 식욕이 증진되고, 하소(下消)는 소변의 양이 많아지는 증세를 보이며 이때 체중감소와 합병증이 많이 나타난다. 즉,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양방에서는 당뇨병을 치료할 때 혈당조절을 하는 인슐린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경구용 혈당강하제나 인슐린 주사요법은 장기투약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인슐린 주사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베타세포의 기능저하를 가져온다. 대표적인 경구용 혈당강하제인 설포닐제제는 고혈압을 유발하고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둘 다 일시적인 저혈당을 유발해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혈당 조절이 안 될 경우에는 한·양방 병행치료가 효과적이다. 한방에서는 자연적인 혈당조절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주력한다. 한방의 당뇨치료에서는 정상혈당을 '목표가 아닌 결과'로 본다. 고혈당을 유발하는 신체 음양의 부조화를 개선, 균형을 이루게 하여 혈당을 안정시킨다. 소갈은 음기(陰氣·수렴하는 기운)의 부족으로 양기(陽氣·에너지원)의 일종인 포도당을 가두지 못하고 배출하는 현상으로 본다. 따라서 치료에서 음기를 자양시켜 양적으로 치우친 몸을 음적으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 치료의 대원칙은 신장의 진액 배양에 있다. 몸에 필요 없는 열을 내리면 자연스럽게 진액이 생기며 기혈의 흐름이 좋아진다. 실제로 많은 한약재가 당뇨 치료에 도움이 된다. 산약, 백강잠(누에), 오디, 꾸지뽕 등이 혈당 강하, 지질 강하, 미세혈류의 순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에나 뽕나무잎 같은 것은 장(腸)에서 다당체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포도당의 흡수를 지연시키고, 영지 추출물은 체내에서 마치 인슐린처럼 직접 혈당을 내린다. 민간에서 많이 사용하는 돼지감자와 여주 복용은 연구 결과 당화 혈색소 및 공복 혈당 등에서 유의한 혈당 개선은 보이지 않았다.

식사요법은 당뇨병 관리의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식사요법이 음식을 제한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올바른 식사요법은 음식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알맞게 먹는 데 있다. 섬유질이 풍부한 덜 도정된 곡류를 주로 섭취하며, 설탕이나 꿀 등의 단순당질은 피해야 한다.

술과 담배를 삼가고, 고지방 어육류군(소갈비, 소꼬리, 고등어통조림, 뱀장어, 유부, 치즈, 프랑크 소시지 등)도 제한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당뇨병에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담백한 식사와 근력 운동 및 가벼운 산책 등 적절한 운동과 함께 균형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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