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윤석열의 마지막 퇴근길 "후회는 없다"

박국희 기자 2021. 3. 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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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식 없이 27년 마무리
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1년 3월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김지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6시쯤 마지막 업무를 마치고 퇴근했다. 대검청사 앞에서는 “윤석열 총장님, 사랑합니다”라는 전광판 문구와 함께 직원 수십명이 청사 바깥까지 도열해 윤 총장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윤 총장은 별도 퇴임식 없이 이날 27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전 연차를 내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검으로 출근한 윤 총장은 “총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오후 4시 예정된 신임 대한변협회장 예방 일정을 수행했다.

이종엽 변협회장은 윤 총장과 만나 변협 현안과 민주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폐해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윤 총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발족해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크게 바뀌는 상황”이라며 “중수청을 설치하는 것은 국가의 큰 대계인 형사사법체계를 다시 바꾸는 구도인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1년 3월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김지호 기자

오후 3시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 사의 표명 한시간여만에 신속히 사표를 수리하면서, 윤 총장은 사실상 이날 업무가 마지막이 됐다. 대검 직원들은 오후 5시가 넘자 윤 총장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대검 청사 앞에 도열했다. 대검 1층 전광판에는 “총장님 사랑합니다, 제43대 윤석열 검찰총장 퇴임”이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재경지검장 중에서는 김후곤 북부지검장과 노정연 서부지검장이 대검 1층에 다른 간부들과 모여 윤 총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친정권 성향으로 알려진 심재철 남부지검장, 김관정 동부지검장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검 간부 중에서는 앞으로 총장 직무대행으로 검찰을 이끌 조남관 차장과 조종태 기획조정부장,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이철희 과학수사부장 등 대부분이 참석했다. 하지만 ‘추미애 라인'으로 불리는 한동수 감찰부장, 이종근 형사부장,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오후 6시쯤 대검 1층에 기다리고 있던 검찰 직원들과 악수하며 “그동안 제가 이 건물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먼저 나가게 돼서 아쉽고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입니다. 부득이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여러분들이 이해해주길 바라고,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들 건강하고 건승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대검 현관 밖에 모여있던 수십명의 취재진과 만나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글쎄, 사람이 들어올 때 나갈 때 잘 판단해서, 저도 27년 공직 생활 동안 뭐,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후회 없이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여튼 여러분들께 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사의 표명 1시간만에 사표를 수리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탔다.

사퇴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1년 3월 4일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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