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과 드론으로 구름 묘사하고 발레로 코로나 바이러스 표현한 괴짜 과학자들

댄스 유어 피에이치디 콘테스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핀란드 헬싱키대 대기과학 전공 과학자들의 영상이다. 유튜브 캡처

핀란드 헬싱키대 대기과학 전공 대학원생 3명은 직접 만든 랩과 안무로 하늘에서 물결처럼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묘사했다. 원자 집합체가 서로 달라붙어 구름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이들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개최한 ‘댄스 유어 피에이치디(Dance Your Ph.D.)’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동영상을 완성하기 위해 ‘사이언티픽 클러스터’라는 이름의 준비모임을 구성하고 2개월 동안 준비했다. 분자가 회전하고 충돌하고 서로 달라붙는 것을 형상화하기 위해 드론과 배경합성 기법을 활용하고 직접 제작한 랩과 안무에 결합했다.

몇 년 전 친구가 같은 대회 결선에 진출한 데 자극을 받아 이번 대회를 준비해 우승을 차지한 멤버 중 한명인 야쿱 쿠베카는 “우리의 목표는 과학이 재미있고 흥미지진하며 때로는 어리석을 정도로 터무니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헬싱키대 대기과학 전공 과학자들의 영상. 대기에서 구름이 형성되는 과정을 랩과 댄스로 묘사했다. 유투브 캡쳐

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보도를 통해 이번 콘테스트 수상자들을 소개했다. 올해로 14년간 이어진 ‘댄스 유어 피에이치디’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춤을 통해 설명하는 컨셉트의 대회다. 사이언스의 과학 전문 기자로 활동하던 존 보하논이 과학을 어떻게 대중들에게 알릴까를 고민하다가 만들었다. 보하논은 지금은 기자로 활동하지 않지만 현재 대회의 주최를 맡고 있다.

사이언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올해 대회는 어렵게 운영됐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우승자 팀은 대다수 영상을 야외나 빈 실험실에서 촬영해야 했다. 약 9개월 동안은 팀원들끼리 서로 만나지 못하고 집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물리학 부문과 최우수상을 모두 수상한 헬싱키대 팀은 결선에 올라온 39개팀을 제치고 상금 2000달러를 받았다. 이전 콘테스트 수상자와 세계적인 예술가 및 과학자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과학과 예술을 최상으로 조합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단백질을 발레로 표현해 신설된 코로나19 부문 우승을 차지한 영상. 유투브 캡쳐

화학 부문, 생물학 부문, 사회과학 부문에서도 우승자에게도 상금 750달러가 수여됐다. 주최측은 특히 올해 코로나19 부문을 신설해 우승자를 가려 50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코로나19 부문 우승자는 미국 오레곤주립대의 히더 매송-포시드가 주인공이다. 매송-포시드는 오레곤주립대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억제하는 약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0세 때부터 배운 발레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표현했다. 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나타내기 위해 빨간색 스카프를 이용했다. 매송-포시드는 “매일 연구하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움직임을 생각해 댄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 ‘댄스 유어 피에이치디(Dance Your Ph.D.) 우승작 모아보기

전체 우승 및 물리분야 우승작
대기에서 구름이 형성되는 과정을 랩과 댄스로 묘사해 '댄스유어피에이치디' 콘테스트에서 물리학 부문 및 전체 최우수상을 받은 핀란드 헬싱키대 과학자들의 영상.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Kdrh82RVl3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