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임기 1년'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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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와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변화보단 안정에 방점을 두면서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가 또 다시 1년이 된 것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한해 전에 이미 예상을 깨고 1년 임기를 부여 받았기에, 이번에는 장기적인 성과 창출 등을 위해 2년 이상의 임기를 부여 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예상과 달리 또 다시 1년 임기를 부여 받은 것은, 무엇보다 추후 회장 후보들 간의 미묘한 역학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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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변화보다 안정 선택
재차 '단기 행장' 뒷말
4일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은행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권 행장이 취임 후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도 조직 안정과 내실을 기하고 있고, 고객 관점의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보로 추천된 권 행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및 이사회에서 최종 행장으로 결정된다.
금융권에선 권 행장의 임기가 또 다시 1년이 된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해 전에 이미 예상을 깨고 1년 임기를 부여 받았기에, 이번에는 장기적인 성과 창출 등을 위해 2년 이상의 임기를 부여 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선 다른 계열사 대표들과의 임기(내년 12월)를 맞추기 위해 1년 9개월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었다.
이 같은 예상과 달리 또 다시 1년 임기를 부여 받은 것은, 무엇보다 추후 회장 후보들 간의 미묘한 역학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 행장의 임기를 2년으로 했을 경우 오는 2023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손 회장과 임기 만료 시점이 겹치게 된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한 손 회장으로선 지배구조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손 회장은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직무정지)를 사전 통보 받았다. 해당 징계가 확정되면 4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더욱이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았고, 현재 본안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라임 사태 징계가 확정되거나 DLF 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 자연스레 2년 임기를 마친 권 행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라도 회장 자리를 놓고 권 행장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2년 임기는 1년 임기에 비해 직무의 연속성을 갖고 장기적인 성과를 창출하기가 보다 용이한 측면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적 등에서 권 행장이 이전 대비 뚜렷한 성과를 나타낸다면, 차기 회장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권 행장의 임기를 또 다시 1년으로 짧게 함으로써, 차기 회장 구도에서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초 권 행장은 김정기 현 우리카드 사장 등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행장이 될 가능성이 낮았지만, DLF 중징계라는 특수한 외부변수로 인해 일종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측면이 강했었다"며 "엄밀히 말해 (임기 1년은) 어느 정도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보여지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후계구도를 다양화 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여진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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