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장한 토종 에듀테크 '줌' 밀어냈다

이동인,임영신 2021. 3.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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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장악했던 '줌' 대신
KT 등 국내 교육플랫폼 가세
AI가 학생얼굴 70개 특징 인식
자동출석체크, 수업태도 분석도
네이버·카카오·SKT도 관심
연일차질 정부 영상수업과 대조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KT 온라인 교육 플랫폼 `KT에듀`를 활용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T]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수업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가진 정보기술(IT) 기업 간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코로나19 1년 차에는 미국 영상회의 서비스 줌(Zoom)을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해외 빅테크 기업 서비스가 사실상 압도했다. 줌은 본래 기업들이 소규모로 쓰던 영상회의 서비스지만 코로나19로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가에서도 줌을 사용하면서 '줌 스쿨' '줌 유니버시티'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올해는 새 학기를 맞아 국내 IT 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기존 해외 기업들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KT가 올해 1학기부터 전국 교육청 산하 주요 학교 300여 곳에 온라인 교육 플랫폼 'KT에듀'를 도입했다. 지난 2일 전국 초·중·고교가 개학한 가운데 정부가 개발한 원격수업 플랫폼인 'EBS 온라인 클래스'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반면 국내외 IT 기업의 영상수업 등을 위한 플랫폼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더욱 관심이 커졌다. KT 관계자는 "학교 현장을 확인한 결과 KT에듀는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KT에듀는 수업 교재 제작·관리 등 수업 준비 단계부터 영상수업, 수업 후 출결 관리, 과제 제출·평가 등 학사 관리에 이르기까지 원격수업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한데 모은 교육 전용 플랫폼이다. PC를 통해 교사와 학생이 모두 쓸 수 있다. KT는 전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년에 걸쳐 KT에듀를 개발했다. 인공지능(AI)부터 빅데이터, 클라우드까지 KT가 역점을 둔 기술이 모두 담겼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전환을 위해 핵심 플랫폼 중 하나로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현모 KT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AI가 학생 얼굴에서 70여 개 특징을 인식해 자동으로 출석 체크하고, 표정을 분석해 수업 집중도를 확인하는 기능을 이달 중 도입한다. 올해 상반기 내에 AI가 학생 개개인의 수업 태도, 과제 제출, 시험 결과를 분석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AI 비서 기가지니가 음성과 문자를 실시간 상호 전환해 강의 자료를 제작하고 강의록이나 자막 생성 등 새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KT는 2학기부터 KT에듀 상용화 학교를 늘리고 사교육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유튜브 사용이 늘면서 10대 사용자가 줄어드는 고민을 원격 수업 플랫폼으로 해결했다. 어린이 전용 밴드를 이용하고 우리 반 전용 브라우저를 통해 어린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네이버는 신학기를 맞아 최근 어린이 전용 밴드 비디오콜을 기존 30명에서 50명으로 확대했다. 네이버 밴드는 지난해 원격교육을 지원한 이후 올해 신학기 밴드 누적 개설 7만8000개, 가입자 135만명을 기록하는 등 교육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디오콜은 '크게 보기' 모드, 여러 명이 함께 볼 수 있는 '분할 보기' 모드를 지원한다. 2월 말부터는 PC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에서도 '우리 학교, 우리 반 전용 웹 브라우저'를 이용할 수 있다. 관리자나 학급, 학생 계정을 생성해 학생이 발급받은 계정으로 웨일스페이스에서 로그인하면 선생님이 미리 구성해둔 설정을 바탕으로 브라우저를 활용해 수업을 받을 수 있다. 김정미 네이버 그룹& CIC 책임리더는"올해는 현직 교사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한 신규 기능들로 교육 현장을 더욱 밀착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톡 서비스 중 하나인 라이브톡으로 최대 40명까지 영상통화나 채팅 기능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톡 게시판 속 투표와 공지 기능을 이용해 출결과 공지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작년 출시한 T전화에 기반한 초고화질 그룹 영상통화 서비스 미더스(MeetUs)도 비대면 교육에 유용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해외 IT 기업도 디지털 교육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줌은 최근 클라우드 기반 통화 서비스 '줌 폰'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에릭 위안 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줌은 더 이상 영상회의만 서비스하는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글의 '구글 클래스룸'도 인기다.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인 지메일과 유튜브를 담은 차세대 교육용 슈퍼앱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도 코로나 위기 속에서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딩톡(Ding Talk)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작년 1월 중국 정부가 강력한 봉쇄 조치를 실시하며 학교를 폐쇄하자 알리바바는 딩톡을 자사 클라우드와 통합한 뒤 초·중·고교에 온라인 수업 플랫폼으로 제공했다. 화상회의 동시 참여 수를 최대 300명, 그룹채팅은 최대 1000명까지 늘리고, AR(증강현실) 카메라로 '뽀샵(사진보정)' 기능 등을 추가했다. 중국 전역 300개 도시에서 학생 5000만명을 '신규 고객'으로 사로잡았다. 알리바바 퍼블릭클라우드 사업은 작년 말 기준 11년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를 계기로 디지털 교육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교육시장 조사기관 홀론아이큐(HolonIQ)는 2025년 세계 디지털 교육시장 규모는 4040억달러(약 455조원)으로 작년(2270억달러)보다 2배 가량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등교와 원격수업을 결합한 '블렌디드 수업'이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교육 분야에 AR·VR(가상현실)과 AI, 로봇 등 IT 기술 투자도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 중국, 인도에서 유니콘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에듀테크 유니콘은 인도의 AI기반 온라인 튜터링 플랫폼을 제공하는 바이주스(BYJU'S)로 기업가치는 12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동인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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