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탈출'과 '욕심' 사이..KIA 정해영 "2년차, 이제 도망가야겠다" [스경x캠프인터뷰]
[스포츠경향]
정해영(20·KIA)은 지난해 KIA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동기들보다 늦은 7월 1군에 등장하고도 데뷔전에서 구원승을 거둬 강렬한 첫인사를 하더니 시즌 끝까지 새 필승계투요원으로 활약했다. 신인왕 경쟁은 소형준(KT)이 압도했지만 불펜 신인 중에서는 정해영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막내 호랑이’로 사랑받던 정해영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묘한 감정을 느낀다. 후배 이의리(19·KIA)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1차지명인 것도 똑닮은 정해영의 광주일고 1년 후배다. 첫 불펜피칭에서부터 신인 같지 않은 위력을 보이며 ‘무주공산’인 KIA의 선발 경쟁에 합류한 신인 좌완이다.
정해영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의리도 들어오고 하니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서로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형들을 쫓아가기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도망도 가야 할 것 같다. (신인 후배들이) 쫓아올 것 같다”고 웃었다.
가끔씩 외로워도 애정을 독차지 하는 것은 유일한 막내의 특권이었다. 같은 학교에서 같이 꿈꾸며 야구하던 1년차 후배를 프로 입단후 다시 만나니 이보다 반가울 수 없지만 자극이 되기도 한다. 막내 생활 1년 만에 다시 선배가 된 정해영의 감정이 오묘하다.
막내의 상징은 물통이다. 야외 훈련시 선수단이 마실 물을 챙기는 것은 막내 투수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좋은 신인이 연달아 등장하기는 쉽지 않으니 물통을 놓는 것은 오래된 막내들에게는 꿈이기도 하다. KIA 에이스였던 양현종도 입단 이후 자리잡는 후배가 없어 몇 년 동안이나 1군 막내로 물통을 책임져야 했다.
그런데 정해영은 당장 이번 캠프에서 물통부터 뺏기고 있다. 정해영은 “작년에는 형들이 물통을 들고나가면 내가 뺏었는데 이제 내가 들고나가면 의리가 뺏는다. 잘 하는 후배가 들어오니 동기부여가 되고, 물통을 뺏긴 점이 가장 달라졌다. 서로 잘 하면 좋겠다”며 “의리가 (1군에) 올라와야 물통을 넘길 수 있는데 사실 물통은 내가 들어도 된다”고 웃었다.
첫 후배를 받은 묘한 감정 속의 2년차 시즌에도 정해영은 KIA 마운드 중심에 선다. 올해도 필승계투조 한 자리를 채워야 하는 정해영은 지난해 경험을 되짚으며 “7~8월에 비하면 9~10월에 많이 안 좋았다. 공도 많이 느려졌다.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번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했다”며 “올해는 중간으로 나가면 20홀드는 해보고 싶다”고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마무리 전상현이 어깨 부상 중인 KIA는 시즌 초반 집단 마무리로 갈 수도, 새로운 마무리를 찾게 될 수도 있다. 지난해 마무리를 이어받았던 박준표와 함께 정해영의 2년차 활약이 대단히 중요해졌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지난 2일 라이브피칭을 한 정해영에 대해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만족하며 “올해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주목하고 있다. 비록 2년차에 물통을 뺏기더라도, 열심히만 하면 정해영의 존재감은 올해 더욱 빛날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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