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기' 수익률로 뒷받침되고 있을까

김영배 2021. 3. 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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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스테크놀로지 공모가 대비 139%↑, 레인보우로보틱스 137%↑
공모가 아래로 추락한 사례도 2곳
3월 대어급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0(1.28%) 하락한 3043.4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4.60(0.49%) 내린 926.20, 원-달러 환율은 4.8원 오른 1125.1원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엔비티(1월21일)부터 뷰노(2월26일)까지. 올해 1~2월 증시(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새로 들어온 기업은 코스피 2개, 코스닥 13개 등 모두 15개(스팩 상장 제외)에 이른다. 기업공개(IPO) 열기가 높았던 지난해에도 2월까지는 상장 사례가 코스닥 2개사 뿐이었던 것에 견줘 이례적으로 많다. 3월에는 공모액 조 단위의 대어급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할 예정이어서 공모주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증시 신참 가운데 주가 상승률에서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곳은 오로스테크놀로지와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지난달 24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반도체 검사계측 장비 업체 오로스테크놀로지는 4일 전날보다 5300원(11.80%) 오른 5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전 기관 대상 수요 예측을 통해 확정한 공모가(2만1천원)보다 139.05% 높다. 인간형 로봇 ‘휴보’ 제작사로 이름을 알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날 종가는 2만3700원으로 공모가(1만원) 대비 137.00% 높다. 선진뷰티사이언스(82.17%), 유일에너테크(70.63%), 모비릭스(55.36%), 핑거(53.44%), 와이더플래닛(52.19%)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열풍이 무색하게 공모가 아래로 추락한 사례도 있다. 1월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씨앤투스성진의 이날 종가는 2만650원으로 공모가(3만2천원)보다 35.47% 낮다. 올해 증시 상장 1호(1월 21일 코스닥) 엔비티의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12.11% 수준이다. 제3시장인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피엔에이치테크(-5.83%), 씨이랩(2.24%)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코스피 상장 종목인 솔루엠과 피비파마는 각각 35.29%, 3.2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모가에 견줘 상승률이 높다는 게 투자 매력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 높은 상승률에는 양면성이 들어 있다. 공모가격이 비교적 낮게 책정됐고 기업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동시에 주가가 너무 비싸졌다는 뜻도 된다. 상장 시점이 조금씩 다르고 증시 전반이 상승 또는 하락 국면이었느냐에 따른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에스케이(SK)증권 나승두 연구원은 “2월에도 기업공개 시장에 높은 관심이 이어졌지만, 1월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상장 뒤 오름세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1월 신규 상장 5개 중 4개 기업이 확정 공모가 대비 2배 높은 시초가를 형성했고, 그중 2개 기업이 첫 거래일 상한가(이른바 ‘따상’)를 기록했다. 2월엔 신규 상장 10개 중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인 곳은 5개, 그 중 첫 거래일에 상한가를 기록한 곳은 2개였다. 또 2월 들어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을 넘어 공모가를 확정하는 사례가 10개 중 8개사(1월엔 5개 중 2개)로 많았다는 점도 차이로 꼽혔다. 나 연구원은 “2월 들어 상장 직후 수익률이 주춤해졌다”며 “증시가 횡보 국면에 접어든 탓도 있지만, 신규 상장 기업들의 가치 평가 수준이 높아진 점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고평가 논란이 일 수 있다는 뜻이다.

3월에도 기업공개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다. 나노씨엠에스(9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싸이버원(11일),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18일) 등 4곳이 신규 상장한다. 증시 상장에 앞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일반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업체들도 다수다.

최대 관심 대상은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로, 3~4일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9~10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총 공모 주식 수 2295만주에 공모 희망가 범위가 4만9천원~6만5천원이어서 공모 금액이 최소 1조1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1월(1341억원), 2월(8157억원) 신규 상장 15개사의 공모액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이 회사는 2018년 7월 에스케이케미칼에서 분사한 백신 전문 기업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부각돼 증권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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