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권광석 행장 1년 연임

황두현 2021. 3. 4. 16: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 자추위, 권광석 우리은행장 재신임
DT추진단·VG도입 후한 평가, 경영성과 부진 지적
후계 경쟁구도 유지 관측
권광석 우리은행장 (우리은행 제공)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재임 기간 1년간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에서 또다시 임기 1년이 주어졌다. 경영성과가 문제라면 교체 카드를 검토했을 수 있지만, 재신임하면서 임기를 1년으로 책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핵심 자회사 대표이사(CEO)의 연임과 임기 1년에 대한 이유를 "경영성과 회복"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과거 우리은행이 단기 성과를 위해 무리한 영업을 했던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지주는 4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권 행장의 최종 후보 추천은 5일 열리는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후보 검증과 이사회의 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통해 결정된다.

자추위 관계자는 "작년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권광석 은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여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후보로 추천하였다"고 말했다.

자추위는 권 행장이 지난 1년 동안 조직 안정과 경영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 후한 평가를 줬다.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한 DT추진단, 영업점 간 협업체계인 VG체계 등을 도입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도 봤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권 행장의 연임에 큰 이견이 없었다. 통상 은행장으로 선임될 때 최소 2년의 임기를 부여받는 관례와 달리 권 행장은 지난해 초 1년의 임기만 보장됐기 때문이다. 이에 추가로 2년의 임기를 부여해 중장기적 경영전략을 세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현행법상 금융회사 임원의 임기는 최대 3년이다.

자추위가 1년의 임기만을 부여한 건 경영 성과를 검증할 차례라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뒷수습으로 소비자보호 강화와 디지털 채널 강화에 중점을 뒀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경영 성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4% 감소해 NH농협은행에도 밀렸다. 빅4' 은행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이와 함께 권 행장은 산적한 주요 현안 해결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판매한 라임펀드와 관련해 분쟁 조정을 진행 중이다. 오는 18일에는 사모펀드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도 열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직안정과 체질개선의 임무를 완수한 권 행장에게 다시 1년의 임기를 부여해 은행 실적증대에 대한 의지와 실행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1년의 임기에 1년을 더하는 '1+1'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지주 출범 이력이 길지 않은 우리금융 이사회의 고민이 묻어났다고 본다. 출범 3년차를 맞이한 우리금융지주는 마땅한 후계구도가 정립되지 않았다. 이에 권 행장에 2년을 더 보장해 2023년 임기가 끝나는 손태승 회장과 안정적으로 동행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었다. 올해 은행장 임기를 새로 부여한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하나은행 모두 2년을 보장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임기 1년만을 부여해 단계적으로 능력을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권 행장이 2019년 이후 은행을 떠나 있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 행장 입장에서도 '능력이 검증된 리더'라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권 행장이 조직 안정화에 기여한 데 이어 올해 경영성과 창출이라는 과제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후계구도에서도 유리한 자리를 점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의 공식적인 2인자는 이원덕 수석부사장(사내이사)이다. 이 부사장이 우리은행의 전략·경영기획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전략통 역할을 맡았다. 권 행장은 국내외 영업과 HR, 비서/전략, 홍보/대외협력 등 다방면의 경력을 갖고 있다. 권 행장은 아크로비스타지점과 무역센터지점장 시절에는 뛰어난 영업 실력으로 KPI 우수 지점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직 은행장이라는 프리미엄을 무시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손태승 회장이 은행장을 포함해 후계 경쟁 구도를 이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임기 1년을 택한 것 같다"고 평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