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불안한 주가.."아직 우려할 수준 아냐"
[편집자주] '인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백신 보급으로 소비가 살아나는데 석유 등 원자재값까지 뛰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국채 금리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자칫 물가와 금리가 경기와 증시의 발목을 잡진 않을지 짚어본다.
4일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에 육박할 정도로 오르면서 국내에서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미국에서도 증시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 및 이에 따른 조정 우려로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국내증시도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금리와 주가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고 여겨진다. 관건은 우리 증시가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이겨낼 만한 체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다.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이익 모멘텀이 금리상승 충격을 버틸 만큼 건실하다면 크게 우려할 게 못된다는 데 증권가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시장 안팎 요인에 대한 불안감이 발현됐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게 바로 금리다.
금리는 시중 통화량 변수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따라 움직이는데 최근 금리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감 때문으로 평가된다. 통화량 변수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단기금리보다 인플레이션 변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훨씬 가파르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정상화 기대감에 국제유가 등 물가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지속 영향을 미친 탓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금리상승이 증시에서는 부정적 영향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데 있다. 저금리와 통화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200, 1000을 돌파할 수 있었던 힘도 바로 이 유동성의 힘이었다.
투자자산의 가치는 예상되는 위험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현금흐름이 얼마나 되는지로 산출할 수 있다. 저금리 심화가 그간 위험자산으로 간주돼 왔던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던 것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를 밑도는 상황에서 증시가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제시한다는 점도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었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 구성종목의 2020년, 2021년 한 해 배당수익률은 1.59%, 1.65%로 예상된다.
이날 기준 케이뱅크, 수협은행, 카카오뱅크 등이 제시하는 정기예금 1년 세전금리 1.1~1.3%는 물론이고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제시하는 0.75~0.9%에 비해 높다.
금리가 상승하면 증시를 부양해왔던 이같은 전제가 모두 흔들린다. 예금·적금이나 채권 등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작으면서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자산군의 상대적 매력도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이 주식의 가치를 디스카운트(할인)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금리상승으로 인해 안전자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커지는 데 비해 증시 배당수익률의 상대적 매력이 줄어든다는 점도 증시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물가·금리 상승 압력이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보다 강해졌다는 이유로 시작된 1분기 변동성 확대는 유동성 장세에서 펀더멘털 장세로 진화하는데 있어 진통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1분기 경기불안을 뒤로 하고 2분기에는 물가·금리 상승을 압도하는 펀더멘털 모멘텀과 회복세가 유입돼 본격적인 매크로·펀더멘털 장세를 예상한다"고 했다.
또 "늦어도 3월 중 코스피는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내고 2차 상승추세를 재개할 것"이라며 "조정을 기다리기보다 코스피 3000선 이하에서는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확대 전략을 권고한다"고 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증시 변동성이 일부 높아졌지만 결국 코스피의 2월 월간 수익률은 플러스로 마감을 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져 온 가파른 상승세를 감안한다면 체감은 거칠었지만 건전한 조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코스피는 1월말 2976.21에서 2월말 3012.95로 1.2% 상승했다.
또 "백신보급 확대와 이에 따른 주요국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방향은 상승을 염두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주식시장도 이익체력 보강을 통해 높아진 금리에 부응하는 기대수익을 보여줄 확률이 높다"고 했다.
금리상승이 증시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리는 할인요인으로 작용한다더라도 이익모멘텀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크다면 증시의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모든 종목들에게 실적장세의 온기가 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 연구원은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성장성을 담보로 상승한, 소위 PDR(미래 성장성 대비 현재 주가의 수준) 스토리로 주가를 띄운 종목이라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실질금리의 상승은 자금투입에 따르는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먼 미래의 가치를 후하게 평가하는 데 제약요소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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