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0명..보험사 '女사외이사' 모시기 혈안

전선형 2021. 3. 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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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을 포함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여성 이사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보험사 12곳 중 여성 사외이사가 있는 회사는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현대해상 등 3곳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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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이사회에 여성 포함 의무화
삼성생명 조배숙 전 의원, 한화생명 이인실 전 통계청장 선임 예정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을 포함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여성 이사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인력 풀(Pool)이 적은 만큼 좋은 인력을 모시기 위한 물밑작업이 치열하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이 이달 진행되는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인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사진=연합뉴스)
오는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한화생명은 이인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의 임기만료에 따른 조치다. 안건이 통과되면 한화생명은 상장이래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게 된다.

이 교수는 1956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재정경제부(지금 기획재정부)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연구센터 소장,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금융발전심의회의 정책분과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9∼2011년에는 통계청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9년에는 여성 최초로 한국경제학회 회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한화생명 이사회 측은 “학계와 행정관료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진의 합리적 경영판단과 업무 및 정책의 신뢰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감사위원회의 공정성과 전문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추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기는 최초 2년이 될 것으로 보이며, 연장에 따라 최장 5년까지 유지가 가능하다.

조배숙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오는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삼성생명은 조배숙 전 의원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삼성생명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처음이다.

조 전 의원은 1956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법과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해 서울지검ㆍ인천지방검찰청에서 검사를 지내고 서울고법 판사 등을 역임했다. 1996년에는 변호사로 변신해 여성변호사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조 전 의원은 16·17·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이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열리우리당에서 16대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해 20대 국회의원 재임 당시에는 민주평화당 당대표, 원내대표를 지냈다.

삼성생명 측은 “조 사외이사 후보자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검사, 판사로 10년 근무, 여성변호사회 회장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이자 전 국회의원으로서 전문성은 물론 여성 리더로서 상징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는 메리츠화재도 김명애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역시 여성 사외이사 선임은 이번이 최초다. 김 교수는 한국신용정보 선임연구원과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팀원(시니어),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지난해 통과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은 내년부터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제를 받는다. 개정안은 내년 8월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현재 보험사의 여성 사외이사는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보험사 12곳 중 여성 사외이사가 있는 회사는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현대해상 등 3곳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여성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고, 남성으로만 이사회가 구성돼 있다. 내년 법 시행을 앞두고 당장 여성 사외이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보험사들은 이번 3월 주총에 여성 사외이사를 미리 선임해 두려는 분위기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자리에 여성 이사를 채우는 식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법 시행이 가까워 오면서 보험사들이 여성 단체 등에 적극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다만, 대기업들은 물론 금융지주까지 여성 사외이사 인사를 찾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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