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음주 논란 감수하는 '프렌즈', 대담한 걸까 무모한 걸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1. 3. 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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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을 주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불편함을 주는 인물로 바뀌는 건 최근 방송가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일들이다.

학교폭력 논란이 매일 같이 새로운 인물들을 재평가하게 만들고 있고, 재작년부터 마약은 물론이고 성폭력, 성추행, 음주운전 같은 갖가지 사건사고들이 방송가에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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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 시기에.. '프렌즈'의 학폭, 음주운전 논란 출연자 강행이라니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설렘을 주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불편함을 주는 인물로 바뀌는 건 최근 방송가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일들이다. 학교폭력 논란이 매일 같이 새로운 인물들을 재평가하게 만들고 있고, 재작년부터 마약은 물론이고 성폭력, 성추행, 음주운전 같은 갖가지 사건사고들이 방송가에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이런 시국에 채널A가 <하트시그널> 출연자들을 하나의 유니버스로 모아 내놓은 <프렌즈>는 어딘가 지나치게 대담하거나 무모해 보인다. 특히 지난 시즌3에서 상습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김현우의 등장이나, 학폭 논란으로 여전히 불신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가흔의 출연 강행은 <프렌즈>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프렌즈>는 그 기획만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사실 <하트시그널>은 연예인들은 아니지만 연예인들조차 과몰입해서 보게 만들 정도의 마성의 매력을 보여주는 출연자들로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이다. 이미 익숙한 연예인들보다 차라리 낯선 비연예인이지만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인물들을 관찰카메라 앞에 놓고, 같은 말이나 행동도 한편의 멜로드라마처럼 연출함으로써 시청자들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게다가 우리네 관찰카메라의 특징 중 하나인 이들을 스튜디오에서 관찰하는 연예인 출연자들이 넣어주는 멘트와 리액션은 이 일반인들의 매력을 강력한 캐릭터로 구축해주는 힘을 발휘했다. 매력적인 인물, 그들을 더욱 매력 있게 보여주는 연출 게다가 그들의 심리까지 파고 들어가 그걸 캐릭터화해주는 스튜디오 연예인 출연자들의 리액션이 더해지니 시청자들이 이들에게 빠져들 수밖에.

<프렌즈>는 지금까지 방영됐던 <하트시그널>의 시즌들을 망라해 출연자들의 일상을 담고, 또한 그들의 새로운 만남을 그려나간다는 점에서 이 유니버스를 통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한다. 이미 캐릭터들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는 이들의 일상이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끌 수밖에 없고, 나아가 새로운 만남(친구든 연인이든)까지 담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가.

실제로 첫 회에 오영주가 등장해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고, 뽑기 기계를 통해 지정된 이가흔과 만나 낮술을 하고, 오영주의 집에서 네일아트를 함께 하며 금세 자매 케미를 보여주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설렘이 하루아침에 불편함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2012년, 2013년에 이어 2018년에도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김현우가 출연해 럭셔리한 자신의 집에서의 일상을 보여주고, 그것도 학교폭력 논란의 의혹이 가시지 않은 이가흔과 다시 만나는 장면을 시청자들은 과연 설렘으로 볼 수 있을까.

특히 지금 같은 시국에 <프렌즈>가 이런 선택을 했다는 건, 다분히 노이즈를 감수하거나 혹은 아예 시선을 끄는 방식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1%도 되지 않는 시청률을 내고 있는 <프렌즈>는 연관 검색어에 '김현우'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이 논란의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화제로 관심을 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선택은 지금 같은 시국에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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