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파5홀 원온' 도전..바람에 달렸다

오태식 2021. 3. 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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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돌아가면 555야드 거리 되지만
호수 넘겨 티샷하면 350야드면 충분
디섐보 "맞바람 아니면 도전할 것"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베이힐 골프장 6번 홀(파5·555야드)은 괴력의 장타자 존 댈리(미국)가 'PGA 투어 최악의 스코어' 참사를 당한 곳으로 유명하다.

호수를 둘러싼 페어웨이로 돌아가면 555야드지만 티 박스에서 호수를 가로 질러 직접 그린을 노릴 경우 350야드 정도를 치면 '원온'이 가능한 곳이다. 1998년 대회 때 댈리는 6번이나 직접 그린을 노리다가 공 6개 모두를 호수에 수장시킨 바 있다. 결국 13번째 샷을 할 때는 페어웨이로 돌아가는 것을 택한 댈리는 이 홀에서만 18타를 쳤다.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 6번홀. 2021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연습라운드에서 댈리처럼 직접 그린을 노리고 티샷을 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몸집을 불려 장타 헐크로 거듭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그 주인공이다.

두번 회심의 티샷을 날렸지만 앞바람이 불어온 탓인 지 두번 모두 짧아 물에 빠졌다. 처음 샷은 30야드 빗나갔고, 두번째는 40야드 차이가 났다.

결국 두 번 모두 원온 공략에 실패한 디섐보는 페어웨이로 티샷을 날린 뒤 두번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리고 버디를 잡았다.

디섐보는 올해 평균 323.9야드를 날리면서 장타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제대로 맞으면 350야드는 충분히 날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바람 등 조건이 맞으면 100% 원온을 시도할 것"이라며 "누구나 다 보고 싶어하는 장면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디섐보의 구상대로라면 이론상으로 '파5홀 홀인원'도 나올 수 있다.

미국 언론이나 선수들도 모두 디섐보의 도전에 관심과 흥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회 우승자 티럴 해턴(잉글랜드)도 "디섐보라면 그럴 능력과 용기가 있다. 6번 홀 원온 시도는 볼만할 것"이라고 했다. 185㎝의 디섐보 보다 10㎝ 가량 작은 해턴은 그러면서 "난 거기서 탈출할 낙하산이 없다. 그저 키나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디섐보의 쇼를 보기 위해서는 바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연습라운드 때는 살짝 맞바람이 불었지만 점차 바람의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디섐보도 "맞바람이 아니라면 분명히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쇼는 바람에 달렸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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