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증거된 에이프릴 과거영상, 정말 피해자 위한 일인가 [이슈와치]

[뉴스엔 박은해 기자]

전 에이프릴 멤버 현주의 왕따설이 제기된지 벌써 6일째다. 2월 28일 현주 남동생은 자신의 누나가 에이프릴로 활동하면서 멤버들에게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해왔다며, 그 일로 공황장애와 호흡 곤란이 와 극단적 시도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충격적인 폭로 내용에 누리꾼들은 에이프릴 멤버들을 비판하고 나섰고, 소속사 DSP 미디어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공식 입장을 통해 반박했지만 부정적 여론을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러 브랜드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나은은 그간 광고 영상이 비공개 처리됐고, 출연 예정인 SBS 새 드라마 '모범택시'에서도 하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에이프릴 관련 게임을 개발하던 게임 회사도 출시를 앞두고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현주 동생과 친구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고, 관련 내용을 부정하던 DSP 미디어는 현주를 비롯한 폭로자에 대해 민-형사상의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주 측과 DSP 미디어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누리꾼들은 현주의 왕따 증거를 발견했다며 앞다투어 에이프릴의 과거 영상을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게재했다. 각종 자체 콘텐츠 영상에서 현주가 겉도는 것 같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멤버들이 현주의 멘트를 받아주지 않고 괴롭히며,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댓글도 많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었다.

왕따설이 제기되자 과거 영상에서 따돌림 증거를 찾아내려 혈안이 된 사람들. 지난 2012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티아라와 화영 간 왕따 논란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과거 티아라 영상을 근거로 멤버들이 화영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였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멤버들끼리 한 장난의 일부였다. 물론 에이프릴 사태와 티아라 왕따 논란은 사안의 내용, 소속사 대처도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둘을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멤버들이 나오는 영상을 하나하나 돌려보며 비난할 거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과거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게다가 활동 당시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는 현주에게 왕따 증거로 널리 퍼지고 있는 과거 영상은 또 다른 상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촬영 현장에 있지 않았던 다수의 사람들이 당시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규정해 퍼뜨리는 행동이 정말 피해자를 위한 일일까? 드러난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비판하기 위해 잘못을 찾아내는 일을 정말 정의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과열된 비판 여론은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몰락하기만을 원하고 있는 듯하다.

(사진=뉴스엔 DB)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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