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곱창·파닭에도 대파 사라지나..이러다 '대파 라면' 메뉴 나온다

이비슬 기자,조현기 기자 2021. 3. 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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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청부지로 치솟는 파값에 식당에서 파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다 '대파 라면' 메뉴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오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발표한 3월 양념 채소 농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3월 대파 생산 단수는 지난해 대비 1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 곽모씨(44)는 "곱창 안에 넣는 파양이 전보다는 줄었다"며 "최근 대파 크기가 전보다 작아지고 가격은 더 비싸진 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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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닭·파곱창·파전 음식점 원재료 가격 부담↑.."가격 안 오른 재료가 없다"
"3월 말 봄 대파 출하 시작 이후 파값 안정세 돌아설 듯"
© News1 DB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조현기 기자 = "곱창 안에 넣는 파를 줄였어요" "앞으로 파를 추가 주문하는 손님에겐 추가 요금을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천청부지로 치솟는 파값에 식당에서 파가 사라지고 있다. 요리에 들어가는 파 양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추가 요금을 받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다 '대파 라면' 메뉴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오간다. 2017년 계란값이 치솟으면서 분식집 라면에서 계란이 빠졌다. 대신 계란 라면 메뉴가 생기면서 가격이 500원 올랐던 것을 빗댄 표현이다.

서울 종로구 유명 닭 한마리집 사장 A씨는 4일 "(대파)가격이 지금보다 더 비싸지면 국물에 넣는 파 사리 제공을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최대 10단 가까이 대파를 사용한다.

특히 파닭이나 파 곱창과 같이 파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점들의 고민은 더 크다. '파'가 맛을 좌우하는 핵심재료여서 쉽게 빼거나 양을 줄일 수가 없어서다.

파값 안정은 봄 대파가 출시되는 이달 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대파 실종' 사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 도매가 1년전 대비 429% 상승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3일 기준 대파 1㎏ 평균 도매가격은 5792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29% 폭증했다. 1년 사이 가격이 5배 넘게 치솟은 셈이다.

현재 가격이 급등한 대파는 지난해 겨울 심어 출하 중인 겨울 대파다. 겨울 대파는 따뜻한 남부 지역 신안·영광·진도에서 90% 이상을 재배하고 있다. 지난 1월 이들 지역에 한파가 불어닥쳐 파가 동해를 입으면서 생산 단수가 크게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발표한 3월 양념 채소 농업관측 자료에 따르면 3월 대파 생산 단수는 지난해 대비 1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2019년 파 가격이 낮아 산지 농가가 지난해 파 생산 면적을 줄였다. 올겨울 파 생산량까지 감소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이유다. 기상 악화에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며 이달 파 가격이 급격히 오른 셈이다.

4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농축산물은 16.2% 오르며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3.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파닭' 가격 오르나…"파 사리 추가 금액 받아야 하나 고민"

파값 급등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연초부터 계란·쌀·양파·고추까지 가격이 오르지 않는 식자재 찾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에 한식 주재료인 파값이 급격히 올라 원재료 값 부담이 더 커졌다. 특히 파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점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대학가에서 파닭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모씨(57)는 "그동안 파를 추가 주문하는 손님에게 따로 돈을 받지 않았는데 앞으로 파 값이 계속 오르면 추가 금액을 받으려고 생각 중"이라며 "무턱대고 치킨 가격을 올릴 수 없으니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다"고 난색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우 파 곱창 전문점은 파 사용량을 줄인 상황이다. 사장 곽모씨(44)는 "곱창 안에 넣는 파양이 전보다는 줄었다"며 "최근 대파 크기가 전보다 작아지고 가격은 더 비싸진 탓"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내수 경기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식자재 가격과 외식물가까지 오를 기미가 보여 소비자 주머니 사정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행히 파 가격은 이달 말부터 서서히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봄 대파가 나오기 시작하는 3월 말부터 4월이 되면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평년 대파 1㎏ 가격인 1000원대로 바로 낮아지진 않겠지만 하향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1.2.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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