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쁘떼뜨·내일도 우린 사랑하고 있을까·유어 아이즈 텔

강애란 2021. 3. 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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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 단 한 사람을 위한 영화 제작 '쁘떼뜨' =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당신이에요."

영화 '쁘떼뜨' [㈜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촬영장에서 만난 독일 엑스트라 배우 '에밀'과 프랑스 무명 댄서 '밀루'. 첫눈에 사랑에 빠져 열렬하게 구애하는 에밀에게 밀루는 '쁘떼뜨(Peut-etre)'라고 말한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쁘떼뜨는 프랑스어로 '아마도', '어쩌면'이라는 뜻이다. 이제 막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연인에게 이 보다 설레는 말이 있을까. 꿈과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에밀과 밀루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두 사람은 '아마도'라며 다음 만남을 기다리지만, 이별은 예기치 못한 순간 찾아온다. 동독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밀루는 소식도 전하지 못한 채 파리로 돌아가게 된다.

이대로 밀루와 헤어질 수 없는 에밀. 그는 그녀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감독 행세를 하며, 영화 제작에 나선다. 밀루가 대역을 맡은 프랑스 여배우 '베아트리체'를 캐스팅하겠다는 것. 엑스트라 배우의 이 무모한 도전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실현이 되고,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영화는 에밀과 밀루의 설렘 가득한 사랑과 함께 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엑스트라 배우가 감독이 돼서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에밀의 영화감독으로서 능력은 엉성하기만 한데, 우연한 상황들이 겹쳐 이상하리만큼 순조롭게 흘러간다. 사랑 하나만 바라보고 돌진하는 에밀의 무모함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 독일 베를린의 모습도 영화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린다. 타자기 등의 소품과 색색의 복고풍 의상, 클래식 자동차 등은 두 사람의 사랑을 더 몽환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여기에 더해 에밀 역을 맡은 데니스 모옌의 강렬한 눈빛과 밀루 역을 맡은 에밀리아 슐레의 사랑스러운 웃음은 달달한 분위기를 끌어낸다.

오는 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 짝사랑과 24시간 데이트 '내일도 우린 사랑하고 있을까' = "하루만이라도 그녀와 사귀게 해주세요."

영화 '내일도 우린 사랑하고 있을까' [엔케이컨텐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회사에서 온갖 잡무를 맡고 있지만, 존재감이 전혀 없는 '페이리'(리홍기), 그가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사람이 있다. 항상 웃는 얼굴로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시먼'(안젤라베이비)이다. 그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그의 이름을 불러준 사람이기도 하다.

'내일도 우린 사랑하고 있을까'는 중국과 아시아를 넘어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배우 안젤라베이비와 드라마 '친애적, 열애적'으로 국내에도 얼굴을 알린 배우 리홍기의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받는 로맨스 영화다.

단체 여행을 떠난 핀란드에서 뜻밖의 사고를 당한 시먼은 24시간 동안 이전의 기억을 잃게 되고,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페이리는 단 하루만이라도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연인 행세를 한다. 내일이면 시먼이 과거의 기억을 되찾는 대신, 오늘 하루 동안의 기억은 잃게 된다는 설정 덕분이다.

영화는 억지스러운 상황이 황당하면서도 웃음 짓게 만드는 중화권 청춘 드라마를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고지순한 순정남의 짝사랑이라는 전형적인 로맨스 서사를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이를 단도직입적으로 드러내는 점이 오히려 매력이다.

시먼을 위해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시먼이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하는 페이리. 그의 순수한 사랑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비현실적이라도 가슴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페이리의 순정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핀란드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페이리와 시먼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채워가기 위해 핀란드 곳곳을 누비는데 이들의 여정에 따라 새하얀 눈이 쌓인 자연환경부터 핀란드의 전통 사우나, 산타 마을, 얼음낚시, 오로라 등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1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 마음을 닫은 남자,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 '유어 아이즈 텔' =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남녀를 애틋하게 담은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유어 아이즈 텔' [더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어 아이즈 텔'은 과거의 기억으로 마음을 닫아버린 남자 '루이'와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 '아카리'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점점 서로에게 빠져들어 가는 이야기다.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두 사람의 상처가 맞닿아 있는 지점을 또 다른 이야기의 축으로 끌고 가며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소지섭과 한효주 주연의 멜로 영화 '오직 그대만'(2011)을 리메이크한 일본 영화다. 남자 주인공 루이는 요코하마 류세이가, 여자 주인공 아카리는 요시타카 유리코가 연기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주차장 경비실에서 시작된다. 경비 할아버지와 함께 드라마를 보는 취미를 지닌 아카리는 주차장 아르바이트생 루이와 우연히 텔레비전 앞에서 마주하게 된다. 아카리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늘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반면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책망하는 루이는 앞으로 내려온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무표정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 상반된 두 사람은 마음속 깊이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공통점을 가진 인물이다. 누구보다도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하지만, 과거의 일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미키 다카히로 감독은 "단순히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라기보다, 궁극적으로는 과거의 죄를 용서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는 상처를 지닌 인물들을 내세우지만, 마냥 무거운 분위기로 일관하지 않는다. 아카리의 밝은 에너지가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고 가면서, 위기를 극복할 힘을 불어넣는다. "상처받아본 사람은 다정해지는 거야"라는 아카리의 대사처럼 영화는 상처를 다정하게 보듬는다.

영화 OTS에는 미키 다카히로 감독의 의뢰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참여했다. 정국은 원작 영화를 좋아한다며 OST 제안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직접 곡의 작사, 작곡에도 참여했다. 이 곡은 BTS의 일본 정규 앨범 4집에도 수록됐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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