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영흥도 쓰레기 매립지 건설 강행.. "2400억 들여 제2영흥대교 건설" 제시

인천시가 자체 쓰레기매립지로 옹진군 영흥도를 최종 선정했다. 대신 영흥도 주민을 위해 대교 건설을 약속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4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025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인천 영흥도에 친환경 자체매립지인 ‘인천 에코랜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 에코랜드는 옹진군 영흥면 외리 248-1번지 일원 89만4925㎡에 사업비 1193억 원을 들여 조성되며, 1일 평균 매립량은 161톤으로 40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 자체 폐기물매립지 최적지 발표 정책설명회에서 영흥도가 최적지로 확정됐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인천시는 이미 지난해 11월 영흥도를 자체매립지 후보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자 후보지로 추천된 영흥도 주민들이 강력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갈등을 중재하겠다며 ‘매립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지 타당성 검토에 나섰지만 2개월 간의 활동 결과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인천시는 영흥도에 대한 보상 방안의 하나로 ‘제2영흥대교’ 건설을 약속했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 구봉도에서 영흥도 십리포를 잇는 제2영흥대교는 약 6km 길이의 2차선 교량으로 사업비는 2400억원이다. 다리가 개통되면 인천 내륙에서 영흥도까지 차로 가는 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된다. 인천시는 올해 추경에서 관련 용역비를 우선 편성해 사업을 추진하며 최대한 조기 준공할 방침이다.

영흥도 주민을 위한 다른 지원 사업도 추진된다. 주민들에게 매년 약 50억 원의 발전기금이 지원되고 공동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익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환경 기피시설을 반대하는 영흥 주민들의 원망과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영흥도를 모두가 주목하는 ‘친환경 특별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자체 폐기물 매립시설인 '인천에코랜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인천에코랜드 부지./연합뉴스.

인천시의 자체 폐기물 매립지 조성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의 사용 종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인천과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는 지난 2015년 ‘매립지 4자 협의체’ 합의를 통해 인천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의 3-1 매립장 사용이 종료되면 백석동 매립지를 종료하기로 했다.

당시 4자 협의체는 단서 조항에 “후속 대체매립지를 못 구하면 잔여 부지의 최대 15%(106만㎡)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고, 이를 근거로 인천시를 뺀 3자는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인천 영흥도 주민들로 구성된 '영흥면쓰레기매립지건설반대투쟁위원회'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인천시청 앞에서 영흥도 쓰레기매립지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재의 3-1 공구를 2025년 이후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26년 1월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고 소각된 슬러지만 처리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 시행되기 때문에 현재 매립지 연장 사용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 오흥석 교통환경감당관은 “현재 매립장에 묻는 폐기물은 건설 폐기물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생활폐기물을 소각 처리한다고 해도 2025년에 종료될 것으로 본다”며 “더 이상 서울-경기의 쓰레기를 인천에 묻을 수는 없다. 인천이 희생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박남춘 시장 역시 “인천이 서구 매립장을 2025년에 종료하고 자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소각 법안도 나온 것”이라며 “(자체매립지 조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진행하는 것이 수도권 자원 순환 정책을 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종 후보지를 확정한 이날도 인천시청 앞에서는 영흥도 주민 20~30명이 모여 반대 집회를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