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결국 관찰예능? [스경X이슈]

황채현 온라인기자 hch5726@kyunghyang.com 2021. 3. 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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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MBC, JTBC, tvN 제공


올해도 관찰예능의 해가 될까.

JTBC ‘독립만세’를 비롯해 2일 신호탄을 쏘아 올린 MBC ‘아무튼 출근!’까지, 2021년 상반기도 관찰예능 프로그램으로 포문을 열었다. MBC ‘나 혼자 산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tvN ‘온앤오프’ 등 장수 프로그램은 어느덧 관찰예능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젠 ‘각 방송사마다 관찰예능 하나 씩은 필수’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지난 26일, 27일에 각각 방송된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은 동시간대 프로그램 시청률 1위(닐슨 코리아 기준)를 차지하며 여전한 입김을 자랑했다. 2일 방송된 TV조선 ‘아내의 맛’ 또한 화요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이처럼 관찰예능이 굳건히 자리 잡게 된 비결에는 ‘공감에서 비롯된 안도감’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시청자들은 TV 화면 너머 멀게만 느껴지는 스타들의 이면을 바라보고 결국 나와 똑같은 사람임을 깨닫으면서 이에 공감한다. 소파를 뒤에 두고 바닥에 앉는 행동이나 평범하게 식사하는 모습에 동질감을 가지기도 한다. 동질감을 통해 ‘내가 보내는 일상 또한 다를 게 없다’는 일종의 안도감을 느낀다.

반면 이질감에서 오는 호기심도 있다. ‘럭셔리 하우스 대공개’ 등 관찰예능마다 이 같은 표현이 등장할 때가 있다. 공감하지 못하는 마음이 오히려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화려하다고 생각되는 이들의 삶을 단편적으로나마 지켜보며 일종의 로망을 해소한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관찰예능의 열기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피로감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스튜디오에서 VCR 화면을 바라보는 등 비슷한 포맷이 이어지는 것에 지루함을 느낀다고 꼬집었다. MBC ‘무한도전’과 같은 10여 년 전 예능 프로그램의 유튜브 클립 영상에는 “현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줬던 옛날 예능이 그립다”, “요즘 예능은 전부 앉아서 화면만 바라본다” 등의 댓글이 달리며 관찰예능에 대한 비판의 장이 열렸다. 이에 방송국에서는 관찰예능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예능이라는 포맷이 처음엔 꾸미지 않은, 날 것의 모습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사랑 받았다. 하지만 점점 보여주기식 일상으로 변하는 방송이 반복되다 보니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쌓이는 것”이라며 “이제는 소재를 무분별하게 관찰예능화하는 것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황채현 온라인기자 hch572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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