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성 고용절벽..일자리 5만7천개 더 만든다

김미향 2021. 3. 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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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 내놔
"대면서비스·임시직 집중된 여성 일자리 체질개선"
지난해 12월29일 서울 도심의 폐업 안내 문구. 김명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여성 일자리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하는 기업에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을 주는 등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대면서비스 업종 등에 몰려있는 여성 일자리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정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4일 정부는 8개 부처 합동으로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을 발표했다. 돌봄·디지털·방역 등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에 5만7천개 일자리를 늘리는 등 공공과 민간부문에 여성 일자리 확대를 지원하는 것이 뼈대다.

세부 내용을 보면, 경력단절여성을 고용한 중소기업에 월 최대 100만원까지 6개월 간 지원하는 특별고용촉진장려금(1만8천여명 규모)을 지원한다. 또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여성의 복귀를 위해 최대 30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원한다. 고용피해가 큰 중장년 여성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존에 추진하던 일자리 확대 정책을 포함해 78만여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여성 일자리가 지난 1월 59만7000개(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등 심각한 고용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고용충격으로 여성들의 경력단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여성 일자리 확대, 고용유지 등의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코로나19 고용 충격이 여성에게 더 컸다는 진단에서 나왔다. 2020년 취업자수 감소현황을 보면, 전년 대비 감소폭이 여성 13만7천명, 남성 8만2천명으로 여성 취업자가 더 많이 줄었다. 2020년 여성 취업자수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로 전환했다.

취업자수 감소폭이 큰 상위 3개 업종인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에서 전체 취업자 40만5천여명이 감소했는데, 이 중 여성이 25만1천명(62%)이었다. 여성은 고용불안이 큰 임시직 비율30.2%(남성 15.5%)이 높다. 일자리 불안을 더 크게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료 여성가족부

수년째 상승 추세를 보이던 여성고용률(15~64살)은 2019년 57.8%에서 2020년 56.7%로 감소했다. 30~50대 주 경제활동 연령대에서 타격이 컸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30대와 50대 여성 취업자 수는 감소로 돌아섰고, 40대 기혼 비취업 여성수는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휴교와 휴원 등 돌봄 공백 상황에서 돌봄 책임이 주로 여성에게 전가됐고, 그 결과 일을 포기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으로 정부는 해석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 돌봄 위기가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로 이어지지 않도록 돌봄 지원을 강화한다. 무급 가족돌봄휴가를 써야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족돌봄비용 긴급지원을 코로나19 종료 때까지 연장해 1일 5만원씩 최대 10일 간 지원하기로 했다. 일대일 맞춤형 방문돌봄서비스인 아이돌봄서비스의 아이돌보미를 당초 8800명 양성하려 했지만 추가로 3000명을 더 양성한다. 재가 돌봄근로자를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씩 지원하는 생계비 지원도 올해 9만명에서 15만명으로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 정부는 노동시장에서 성별격차를 줄이고 여성이 주로 종사하는 일자리의 고용 안정성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돌봄인력의 일자리 불안을 줄이기 위해 국가자격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육아전문관리사(가칭) 국가자격제 도입을 위한 연구를 올해 추진한다. 가사노동자 직접 고용, 표준이용계약서 작성을 위해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또 실태조사를 통해 여성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영애 장관은 “코로나19 위기에서 재확인되었듯 노동시장 성별격차 해소없이는 고용위기 상황에서 여성 일자리는 언제나 한계를 나타낼 수 밖에 없다. 성별 업종분리 해소, 여성 다수 일자리의 근로여건 개선 등 노동시장 성격차 해소를 통해 근본적으로 여성 일자리의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여성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기존 지원책들을 모은 것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여성 일자리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려면 근본적인 정책 철학에 근거해 구체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저 세세한 지원들만 모아놓았다. 정책은 인력과 예산 투입이 핵심이다. 어느 정도 예산을 투입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특별고용촉진장려금 지원대상을 경력단절여성으로 한정한 것은 한계가 있다. 전체 여성들의 실업상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종합적 고민이 담겨야 한다. 새일여성인턴(경력단절여성 직무실습)의 경우 다른 인턴제도에 비해 지원금이 낮아 기업 입장에서 선호하지 않는 제도다. 지원자수를 늘리는 것보다 지원금 규모가 높아야 기업에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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