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8년 내 가덕도공항 완공' 매표用 대국민 사기극이다

기자 2021. 3.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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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선거 승리가 절박해도 집권 세력이 무책임한 약속을 남발해선 안 된다.

가덕도 신공항을 8년 내에 완공하겠다는 여당 발표는, 재정적·기술적 난점이나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특별법과는 차원이 다른, 더욱 심각한 일이다.

이낙연 대표는 직접 가덕도를 찾아 8년 내 완공을 약속했다.

싱가포르 창이·호주 브리즈번·홍콩 첵랍콕 공항은 모두 육지로 둘러싸인 내해에 있지만, 가덕도는 외해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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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선거 승리가 절박해도 집권 세력이 무책임한 약속을 남발해선 안 된다. 가덕도 신공항을 8년 내에 완공하겠다는 여당 발표는, 재정적·기술적 난점이나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특별법과는 차원이 다른, 더욱 심각한 일이다. 전문가들이 조목조목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과학적 근거도 없이 마냥 주장한다. 거짓말도 백 번 하면 진실이 된다는 괴벨스 선전선동술을 원용한 것으로 비칠 정도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일 “2030년 부산엑스포 직전 해인 2029년 완공하는 로드맵을 갖고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1년 남짓 남은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기본계획 수립, 2024년 초 착공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직접 가덕도를 찾아 8년 내 완공을 약속했다.

1992년 착공된 인천국제공항은 1단계 건설에만 8년4개월 걸렸다. 영종도 지역은 섬과 섬 사이의 간석지로 수심 1m 정도였다. 가덕도 주변은 수심이 20m 안팎이다. 매립부터 엄청난 난공사로 최소한 6년 걸릴 것이라고 한다. 무리하게 앞당기면 지반공사부터 부실이 불가피해진다. 싱가포르 창이·호주 브리즈번·홍콩 첵랍콕 공항은 모두 육지로 둘러싸인 내해에 있지만, 가덕도는 외해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활주로를 해수면 위 40m, 건물 10층 높이로 올려야 하고, 평균 87m 최대 106m의 지반 개량과 성토가 필요하다. 상식 차원에서도 인천국제공항보다 훨씬 긴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예타가 면제돼도 최소한 설계 3년, 시행 8년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한다. 민주당 주장에 맞추려면 기본설계-실시설계-매립-입찰-시공 등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가능한 일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부실과 위험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설계·시공을 함께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요구했으나 특별법에서 빠졌다. 국토교통부가 “설계 없이 어떻게 공사를 하느냐”고 반대했기 때문이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도 비행 안전 취약성, 김해공항과 비행 경로가 겹쳐 이착륙 대수 급감을 우려하는 입장을 냈다. 정의당이 “30조 원 쏟아부어 부실공사 하겠다는 말”이라고 했을 정도로 8년 내 완공은 매표용 사기극이다. 강행 땐 법적 책임 등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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