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너의 장타를 보여줘'..베이힐 파5 6번홀서 원온 도전 주목
[스포츠경향]
4일 밤 개막하는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930만 달러)에선 우승자의 향방 못지않게 흥미진진한 관전포인트가 하나 있다.
바로 브라이슨 디섐보가 베이힐 클럽&로지(파72·7454야드)의 유명한 파5 6번홀에서 원온을 노리느냐이다.
6번홀은 호수를 둘러싸고 편자 형태로 이뤄진 좌도그레그 홀이다. 555야드로 플레이되지만 티박스에서 호수를 가로질러 바로 그린을 노릴 경우 캐리로 340야드를 날리면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모험의 보상은 크다. 행운이 따르면 앨버트로스를 잡을 수도 있고, 2퍼트를 하더라도 이글을 낚을 수 있다.
물론 잘못될 경우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존 댈리는 1998년 이 홀에서 18타 만에 홀아웃했다. 드라이버로 그린을 바로 공략했다가 호수에 빠졌고, 30야드 앞으로 이동해 3번 우드로 5개의 공을 연속으로 물에 쳐넣었다. 7번째 샷은 물에는 빠지지 않았지만 볼을 칠 수 없는 지점에 떨어져 역시 벌타를 먹고 드롭을 해야 했다. 15타째 샷은 벙커에 들어갔고, 16타 만에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겨우 악몽의 홀을 떠날 수 있었다.
디섐보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4라운드 내내 그린을 한 번도 직접 노리지 않았다. 성적은 버디 2개, 파 2개로 2타를 줄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디섐보가 당시 최종 4라운드에서 날린 티샷의 거리가 360야드를 찍었다는 점이다. 잘라가지 않고 직접 그린을 노렸어도 충분한 거리였다.
이 때문인지 디섐보는 최근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6번홀에서 그린을 직접 공략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디섐보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23.9야드로 전체 선수 중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선 414야드를 날렸고, 지난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선 428야드를 찍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티럴 해튼은 “아주 용감한 사람만이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섐보가 그것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디섐보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도 기꺼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용기를 갖고 있다. 드라이브 비거리도 충분하다. 맞바람이 부는 것과 같은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디섐보가 원온에 도전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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