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개막전에서 확인한 두 가지 숙제, 고립된 박주영-기성용 이슈
[스포츠경향]
개막전에서 비록 패했지만, 경기 내용은 희망적이었다. 박진섭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 상위권 판도를 위협할 후보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울은 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공식 개막전에서 0-2로 패했다. 후반 30분 프리킥 상황에서 전북 일류첸코와 몸싸움을 벌이던 수비수 김원균의 머리에 맞은 공이 골문으로 흘러들어가 자책 결승골이 되는 불운이 겹쳤다. 하지만 스코어와는 달리, 전반 막판까지 서울이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압도적인 전력의 ‘1강’ 전북을 상대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면서 달라진 경기력을 확인시켰다.
서울은 올 시즌 상위권 재도약이 목표다. 지난 시즌에는 팀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9위까지 추락했다. 팀 득점은 K리그1 최하위(27경기 23골)였다. 최용수 감독이 7월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뒤 리더십의 부재로 고전했다.
한동안 굵직한 선수 영입이 없었던 서울은 지난 겨울 박 감독을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나상호, 팔로세비치 등 과감한 전력 보강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둘은 개막전에서 팀 전력에 잘 녹아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나상호는 장기인 스피드로 조영욱과 양 측면을 활발하게 파고 들었다. 팔로세비치도 중원에서 안정적인 움직임과 패스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렇지만 ‘골이 없었다’는 점에서 숙제도 확인했다. 미처 보완하지 못한 아킬레스건인 최전방 해결사 부재가 커보였다.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이 부지런히 뛰었지만, 홀로 고립되는 상황이 많았다. 상대 진영 깊숙한 지역까지 볼을 갖고 들어가도, 정작 골문을 두드릴 공격 옵션이 없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여전히 타깃형 외인 공격수 영입을 노리고 있다. 상위권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공격수 보강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면서 서울의 마음도 급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주장 기성용이 초동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받으면서 뜻하지 않은 이슈에 휘말린 상황도 이겨내야 한다. 기성용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고, 상황은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성용은 논란 속에서도 전북전에 선발 출전했다. 기성용의 존재만으로 패싱게임은 원활하게 이뤄졌지만, 몸은 다소 무거워 보였다. 결국 전반 36분 만에 교체됐다. 동계훈련 때 다친 오른쪽 허벅지 위쪽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다음 홈 경기도 있어서 배려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설명했지만, 오는 7일 수원FC와 홈 개막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서울 관계자는 “오늘까지는 일단 가벼운 훈련 만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경기 외적인 스트레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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