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해야 되나" KBS, 조병규·지수 '학폭'→왜색 논란 연이은 악재

김샛별 2021. 3.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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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박혜수 지수가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도 비상이 걸렸다. /더팩트 DB

[TF초점] 학폭 의혹부터 왜색 논란까지, '난감한 KBS'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조병규 박혜수에 이어 이번엔 지수의 학폭(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KBS로서는 벌써 세 번째 곤혹스러운 논란이다. 이 가운데 KBS 여러 프로그램이 '왜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상반기부터 각종 이슈의 중심에 선 KBS, '굿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설 연휴를 마쳤을 때만 해도 KBS는 야심 찬 기대작들을 준비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대중의 호기심 어린 시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기대작들로 꼽혔던 새 예능 '컴백홈'부터 새 드라마 '디어엠' '달이 뜨는 강' 출연진들이 줄줄이 학폭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최근 수많은 학폭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연예계라지만, KBS는 그중에서도 유독 큼직한 인물들이 속해 있어 타격이 더 심했다.

시작은 조병규였다. JTBC 'SKY캐슬'부터 SBS '스토브리그', OCN '경이로운 소문'까지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흥행에 성공한 조병규는 기세에 힘입어 예능 진출까지 노렸다. 그는 MBC '놀면 뭐하니?'에 특집 게스트로 출연한 데 이어 '컴백홈'에서는 MC로 활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조병규의 학폭 의혹이 불거짐과 동시에 이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당시 첫 폭로글을 작성한 A씨는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의 "허위사실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법적 조치 예고에 곧바로 허위글임을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다. 그러나 A씨 외에도 조병규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이들이 등장하며 의혹은 계속됐다. 소속사는 예고한 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고 조병규 역시 직접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상황을 지켜보던 KBS는 '조병규의 출연 보류'라는 결단을 내렸다. 관계자는 "예상보다 법적 판단이 늦어지는 시점에서 조병규의 출연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이용진이 '컴백홈' 새 MC로 합류한다는 소식을 전했고, 조병규의 빈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이후 '디어엠' 주연 박혜수도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당초 지난달 26일 첫 방송될 예정이었던 '디어엠'은 사전제작 드라마로 첫방만을 기다리며 홍보 일정까지 모두 계획해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혜수 측과 학폭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의 첨예한 대립 속 '디어엠'의 계획은 모두 무산됐다. KBS는 '디어엠'의 첫방을 연기했고 "출연자 관련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프로그램의 완성도 제고를 위해서"라는 이유를 밝혔다.

다만 박혜수의 경우, 학폭 의혹에 관한 새로운 국면이 공개됐다. 박혜수의 폭행을 주장했던 이들이 모두 박혜수와 절친이었다는 증거가 드러난 것이다. 또한 폭로자 B씨의 경우 박혜수의 일방적 폭행이 아닌 두 사람의 싸움이었으며, C씨가 주장한 노래방 폭행에서는 박혜수가 없었던 데다 놀이터 폭행 가해자 역시 다른 사람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디어엠' 역시 계속해서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며 편성 일정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방송 예정이던 프로그램이었으니 어떻게든 사전에 수습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방송 중인 작품에 불똥이 튀었다. 지난달 15일에 시작해 평균 시청률 9%를 기록하고 있는 '달이 뜨는 강' 주연 지수가 학폭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다수인 데다 "2007년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일진으로 군림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며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을 폭로한 만큼 논란은 빠르게 번졌다.

20부작으로 기획된 '달이 뜨는 강' 역시 사전 제작 드라마로 막바지 촬영만 남겨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제작진으로서는 쉽사리 출연진을 교체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현재 지수 소속사 키이스트가 사실 여부 및 관계 파악에 나선 가운데, KBS 역시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KBS 예능프로그램 '조선팝 어게인'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 '불후의 명곡'이 배경으로 인해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KBS 방송화면 캡처

KBS가 자충수를 둔 경우도 있다. 프로그램에 왜색 배경을 사용한 데 이어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으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지난달 11일 방송된 설 특집 프로그램 '조선팝 어게인'에서 일본풍 건축물인 천수성 이미지가 배경으로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KBS는 "존재하지 않는 용궁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것"이라며 "일본성을 의도적으로 카피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해당 이미지의 원본 게시글을 찾아냈고, 제목과 키워드에 '일본(japan)'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음에 따라 사전에 일폰풍 이미지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과 지난해 방송된 '불후의 명곡' 등에서도 동일한 이미지가 이미 사용됐다는 증거가 더해졌다.

해명의 앞뒤가 맞지 않았던 셈이다. 이에 KBS는 말없이 '불후의 명곡' VOD를 OTT 플랫폼, 네이버TV 등에서 삭제했다. 이후 공분이 확산돼 'KBS 수신료 거부' 사태까지 번지자 KBS는 다시 한번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제작진의 불찰임을 사과하면서도 "일본성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사용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학폭에 왜색 논란까지, KBS는 말 그대로 설상가상의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쯤 되니 일각에서는 각종 이슈를 몰고 다니는 KBS를 두고 "굿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연이은 잡음으로 KBS는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에 또 한번 오점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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