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거돈 공항' 개발 이익은 오 일가, 신도시 이익은 LH 직원들에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장조카가 토지 1488㎡(450평)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때 ‘남부권 신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시 오 전 시장이 2004년 부산시장 재보선 때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그 직후 오 전 시장의 장조카가 땅을 샀다. 땅값은 5배 올랐다고 한다. 오 전 시장 일가는 가덕도에 인접한 공단에 공장부지 7만8000㎡(2만3000평)도 갖고 있다. 가덕도 특별법은 공항 인근 지역을 개발 부지로 지정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 만약 공항이 들어서면 이 땅 가치도 대폭 오를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민주당이 부산 시장 선거를 위해 들고 나온 매표용 카드임을 세상이 다 안다. 성범죄로 중도 하차한 시장 때문에 만들어질 ‘오거돈 공항' 개발 이익을 그 시장의 일가들이 향유하는 꼴이다.
오 전 시장 일가 외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땅 투기꾼들도 ‘가덕도 로또’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가덕도 전체 사유지 859만㎡(205만평) 중 79%를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다. 가덕도가 신공항 후보지로 공식 발표된 2009년 이후 거래된 가덕도 사유지의 83%는 외지인이 사들였다. 외지인 상위 지주 10명의 보유 토지는 무려 59만㎡(18만평)에 달한다. 4만여㎡를 사들인 일본인도 있다.
닷새 만에 또 가덕도를 찾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민주당 후보에게) 여러분의 지지를 ‘가덕가덕(가득가득의 부산 사투리)’ 담아달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겨야 공항이 된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그 뒤에선 오거돈 일가와 외지 땅 소유자들이 웃음을 짓고 있다.
섬 사이의 간석지를 메워 건설한 인천국제공항도 1단계 완공에 8년 이상 걸렸다. 가덕도 공항은 이보다 훨씬 힘든 난공사다. 2016년 사전 타당성 조사를 했던 프랑스 파리공항엔지니어링(ADPi) 팀은 물론 국토부조차 가덕도 공항은 매립 건설 자체가 어렵고 활주로 불균등 침하, 매립 토양 액화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난공사를 속도전하듯 해치우겠다고 한다. 부실의 엄청난 책임은 누가 지나. 정권이 무리를 거듭하며 ‘가덕도 표 장사'에 열을 올리는 사이 땅값은 더 뛰고 그 혜택은 투기꾼들이 누릴 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빼돌려 신도시 땅 투기를 한 의혹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광명 시흥만이 아니라 3기 신도시 전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나 경기도 공무원들도 개발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LH 직원들이 땅 투기를 할 때 LH 사장이 변창흠 현 국토부 장관이다. 변 장관은 가덕도 공항에 앞장서겠다는 정치적이고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먼저 LH 투기 사태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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