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했다 밥맛이다 밥줄 끊겼다 밥인지 죽인지..한국인의 힘 '밥' 먹어봤더니

강민호 2021. 3. 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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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밥 한번 먹자"는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인사말이다. 한국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밥'을 이해해야 한다. 자기 할 일 다한 사람에게는 '밥값 했다', 직장에서 짤리면 '밥줄 떨어졌다', 별로인 경우는 '밥맛이다', 뒤죽박죽인 상황에는 '밥인지 죽인지' 등 한국인, 한국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밥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

밥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듯한 한국인에게 밥이 뒤로 밀리고 있다. 바쁜 현대인에게 쌀을 씻고, 안치는 일은 너무도 번거롭다. 밥솥에서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 냄새에 아침잠을 깨우는 일은 이제는 없다. 아침밥보다 아침잠이 중요한 게 현실이다.

바쁜 하루에 밥심을 잃어가는 한국인에게 즉석밥은 이제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즉석밥 덕분에 바쁜 아침에도 전자레인지에서 2분이면 갓 지은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오늘도 우리는 즉석밥 덕분에 밥심으로 살아갈 수 있다.

이번주 기자평가단은 한국인의 힘, 밥을 준비했다. CJ제일제당 '햇반 발아현미밥',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밥 오곡', 동원F&B '쎈쿡 100% 발아현미밥', 이마트 피코크 '철원 오대미밥', 홈플러스 시그니처 '햅쌀밥' 등 총 5종을 비교했다. 흰밥부터 오곡밥까지 다양한 즉석밥을 비교하며 진정한 밥심을 찾아봤다. 모든 제품이 취식 편의성과 맛, 냄새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아침, 점심, 저녁 출출할 때 우리 배를 채우기 충분했다.

CJ제일제당의 햇반 발아현미밥은 흰쌀과 현미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대의 기자는 "현미를 보통 집에서 해 먹는 현미밥과 같은 비율로 배합해 식감과 맛을 살렸다"며 "쌀밥과 혼합해 현미밥만의 퍽퍽함이 줄고 찰기가 있어 만족스럽다"고 언급했다. 강민호 기자는 "밥의 수분기가 적은 고두밥"이라며 "흰쌀과 적절히 배합돼 현미밥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접근하기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소 거친 식감과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효혜 기자는 "현미밥이 익지 않은 것 같은 느낌으로 씹힌다"며 "현미밥이 절반만 들어갔음에도 다소 뻑뻑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개당 가격이 현미 함유량에 비해서도 비싼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대의 기자도 "발아현미가 톡톡 터져 씹는 맛은 좋으나 표면이 다소 거칠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 오곡은 오곡밥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영욱 기자는 "오곡 식감과 향이 좋다"며 "간편하게 오곡밥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언급했다. 강민호 기자는 "오곡밥만이 줄 수 있는 다양한 식감과 맛이 살아 있다"며 "특히나 찰흑미의 식감이 잘 살아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어느 곡물에 쏠리지 않고 오곡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 다양한 맛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곡밥이 주는 차진 느낌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영욱 기자는 "차진맛이 다소 부족하고, 밥알이 흩어지는 것 같다"며 "전자레인지에 돌린 뒤 먹을 때, 빨리 식는 듯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는 "덜 익은 듯한 느낌을 주는 밥알들이 있어 전자레인지에 2분30초를 돌려도 부족한 느낌이었다"며 "밥알이 까끌하게 느껴져 씹는 데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동원F&B의 쎈쿡 100% 발아현미밥은 흐트러지지 않은 밥알이 호평을 받았다. 이영욱 기자는 "100% 현미밥인데도 밥이 흩어지는 느낌이 없다"며 "보통 집에서 밥을 지으면 현미밥은 알알이 따로 노는 느낌인데 이 제품은 차진 편"이라고 평가했다. 박대의 기자는 "거칠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며 "쌀 자체의 고소함이 잘 살아 있다"고 언급했다. 김효혜 기자는 "좁쌀밥처럼 현미밥알이 고슬고슬하게 씹힌다"며 "육안으로 보기에도 전체적으로 노란빛이 도는 밥이어서 100% 현미밥이라는 게 잘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밥알이 다소 강하게 뭉친 느낌이라 호불호가 갈린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대의 기자는 "흐트러지지 않은 점은 좋으나 다소 강하게 뭉쳐 있다는 인상"이라며 "따로 그릇에 덜어 먹는 편이 식감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적은 양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강민호 기자는 "대부분의 즉석밥 제품이 210g인 데 비해 195g으로 양이 다소 적다고 느껴진다"고 말했으며, 김효혜 기자도 "다른 제품들보다 조금 적은 점은 아쉽다"며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조금 적게 먹고자 하는 이들에게 딱 좋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이마트 피코크의 철원 오대미밥은 쫀득한 식감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영욱 기자는 "쫀득한 식감이 좋다"며 "식감만 따진다면 이 제품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는 "제품 설명처럼 '땡글땡글'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대의 기자도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진다"며 "밥 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시각적인 부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민호 기자는 "막 된 밥을 보았을 때 윤기가 흐르는 게 식감을 자극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수분이 부족해 퍽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영욱 기자는 "촉촉함이 부족해 먹을 때 목이 좀 메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도 "비교적 고슬고슬한 밥이라 차진밥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약간 건조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의 햅쌀밥은 뛰어난 가격으로 주목받았다. 김효혜 기자는 "가격이 특히 저렴해서 가성비가 매우 좋게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무난한 제품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박대의 기자는 "향 자체에서는 크게 특색이 느껴지지 않는 심플한 흰쌀밥 향"이라며 "크게 불만족스러운 점이 없는 무난함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도 "깔끔하고 무난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식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영욱 기자는 "밥알이 잘 으깨져 어르신과 아이들이 먹을 때도 소화가 잘될 것 같다"며 "다만 이 점 때문에 식감은 다소 떨어진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는 "첫술에는 밥 형태가 잘 유지돼 있어 씹는 맛이 좋았다"며 "다만 시간이 갈수록 식감과 향이 잘 유지되지 않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정리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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