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늘 양회 개막..화두는 '성장률·시진핑 장기집권·홍콩'
성장률 목표 제시 않을 수도
미·중 갈등에 기술자립 집중
시 주석 3선 연임 준비 작업
홍콩 선거제 개편도 주목
[경향신문]
중국 정부의 한 해 국정운영 방침을 논의하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한다. 올해 양회는 세계 최강국을 목표로 한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15년)과 2035년까지의 장기발전전략을 확정하는 자리인 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체제를 다지는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공개하지 않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올해는 제시할지 여부와, ‘뜨거운 감자’가 될 홍콩 선거제도 개편안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경제 성장률 목표치 제시할까
3일 신화통신 등은 중국 국가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13기 4차 연례회의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다고 보도했다. 정협은 공산당을 비롯한 각 당파와 소수민족 등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정책자문기구로 의결권은 갖지 않는다. 각종 정책과 예산의 심의·의결권이 있는 최고 권력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정협 개막 다음날인 5일 같은 장소에서 시작된다.
이번 양회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전인대 개막과 함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진행하는 정부 업무보고다. 정부 업무보고에는 통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일자리 창출 등 각종 사회경제적 발전 목표와 정책 우선순위 등이 포함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양회에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성공과 경제 회복 자신감을 앞세우고 있는 중국이 올해 양회에서는 다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올해도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구체적인 GDP 성장률 목표치는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신 일자리와 소비자 물가, 재정·통화 정책 등에 더 중점을 둘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특히 올해 열리는 전인대 13기 4차 연례회의에서는 한 해 국정운영 방향뿐 아니라 5년 단위로 수립되는 14차 5개년(2021~2025년) 경제개발계획과 2035년 장기발전전략도 함께 논의하게 된다. 갈수록 첨예해지는 미·중 갈등과 향후 10년 내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어떤 장기전략을 마련할지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과의 장기 갈등에 대비해 이번 양회에서 기술자립 정책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국방예산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에 이목 집중
올해 양회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또 다른 부분은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과 홍콩 문제다. 중국에서 올해 양회는 시 주석이 장기집권 기반을 다지는 출발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3월 양회를 시작으로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내년 10월 중국 최고지도체제를 결정할 공산당 20차 당대회까지 굵직한 행사들이 이어질 것을 감안하면, 이번 양회가 시 주석의 3선 연임을 준비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홍콩에 대한 직접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홍콩 선거제 개편 문제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넘겨받을 당시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2019년 대규모 반중 시위 이후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이 달라졌다.
신화통신은 “올해는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번 양회에서 중국이 새로운 단계의 발전 방향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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