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 기획]② 인센티브 받기 힘든 흑우.."별도 평가 기준 필요"
[KBS 제주]
[앵커]
가축사양표준이 따로 없어 흑우 농가들이 사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죠.
이렇게 어렵게 키운 흑우를 애써 출하해도 농가에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받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박천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도축된 한우에 불빛을 비추며 자세히 관찰합니다.
품질이 좋은 순서대로 투 플러스부터 1등급까지 등급을 매기는데 대부분 원 플러스 이상을 받았습니다.
["202번 1+ B! 1+ B!"]
그런데 제주흑우의 경우, 2마리 가운데 1마리는 1등급에 그쳤습니다.
이번에 도축된 흑우는 최상위 등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소고기 등급 기준에 충분히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고기 등급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근내지방도, 즉 '마블링'입니다.
고기 단면적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15.6%를 넘어야 1++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량이 안 된 흑우의 특성상 육질이 많고, 마블링은 떨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기준 도내 도축 한우의 1등급 이상 비율이 77.8%에 달하는 데 비해 흑우는 이에 절반도 안 되는 38.2%에 그칠 정돕니다.
현행 소고기 판정 기준이 흑우의 특성에 맞지 않아 kg당 출하 가격이 차이 나는 건 물론, 유통처에서 농가에 주는 최대 26%의 '인센티브'까지도 흑우 농가는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태백/흑우 농가 : "등급도 잘 안 나오고, 도체중도 안 나오고 해서 포기했다가 세 번에 걸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문제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도에서 제주 흑우 농가에 지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흑우의 근내지방도가 낮은 걸 알고 있지만, 소고기 등급 기준을 바꾸기 위해선 관련법 자체를 개정해야 해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제주도 차원의 조례 제정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승은/제주대 흑우 연구센터 연구교수 : "기존 한우에서 도입된 등급제와는 차별화된 등급제가 필요합니다. 도에서 먼저 움직여주면 가장 빠르게 새로운 등급제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높은 등급을 받기 힘든 구조 속에 놓인 제주흑우.
흑우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차별화된 등급 판정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박천수 기자 (parkcs@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신도시 사업단장도 투기 의혹…부동산 정책 신뢰 도마
- “정인이 사망 당일 수차례 ‘쿵’ 소리…맨밥에 상추만 먹여”
- 백신 접종 뒤 2명 첫 사망 신고…“요양병원 접종자 관찰 강화”
- “돈 필요해 휴대폰 팔았는데”…빚더미에 범죄 연루까지
- “램지어 공격은 외국인 혐오”…한양대 교수 역사왜곡 발언 논란
- ‘조현병으로 몰아 따돌림까지’…폭로 후 더 독해진 공부방
- [특파원 리포트] 백신 확보·접종 빨랐던 日…접종 닷새된 韓에 추월, 왜?
- 폭발 직전 트럭 몰아…대형 피해 막은 소방관들
- “내 역학조사는 무효” 제주도에 맞소송 건 안산시 확진자
- [취재후] ‘삼한칠미’ 시대에 사과와 명태로 기후위기를 체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