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 기획]② 인센티브 받기 힘든 흑우.."별도 평가 기준 필요"

박천수 2021. 3. 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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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가축사양표준이 따로 없어 흑우 농가들이 사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죠.

이렇게 어렵게 키운 흑우를 애써 출하해도 농가에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받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박천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도축된 한우에 불빛을 비추며 자세히 관찰합니다.

품질이 좋은 순서대로 투 플러스부터 1등급까지 등급을 매기는데 대부분 원 플러스 이상을 받았습니다.

["202번 1+ B! 1+ B!"]

그런데 제주흑우의 경우, 2마리 가운데 1마리는 1등급에 그쳤습니다.

이번에 도축된 흑우는 최상위 등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소고기 등급 기준에 충분히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고기 등급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근내지방도, 즉 '마블링'입니다.

고기 단면적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15.6%를 넘어야 1++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개량이 안 된 흑우의 특성상 육질이 많고, 마블링은 떨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기준 도내 도축 한우의 1등급 이상 비율이 77.8%에 달하는 데 비해 흑우는 이에 절반도 안 되는 38.2%에 그칠 정돕니다.

현행 소고기 판정 기준이 흑우의 특성에 맞지 않아 kg당 출하 가격이 차이 나는 건 물론, 유통처에서 농가에 주는 최대 26%의 '인센티브'까지도 흑우 농가는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태백/흑우 농가 : "등급도 잘 안 나오고, 도체중도 안 나오고 해서 포기했다가 세 번에 걸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문제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도에서 제주 흑우 농가에 지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흑우의 근내지방도가 낮은 걸 알고 있지만, 소고기 등급 기준을 바꾸기 위해선 관련법 자체를 개정해야 해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제주도 차원의 조례 제정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승은/제주대 흑우 연구센터 연구교수 : "기존 한우에서 도입된 등급제와는 차별화된 등급제가 필요합니다. 도에서 먼저 움직여주면 가장 빠르게 새로운 등급제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높은 등급을 받기 힘든 구조 속에 놓인 제주흑우.

흑우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차별화된 등급 판정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박천수 기자 (parkc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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