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살인' 입증될까..심리분석관 "양모의 진술은 '거짓말'"
이날 정인이 양부모 측은 정서적 학대를 비롯해 좌측 쇄골 골절 등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양부 측은 "친밀하게 장난친 것이 당시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미필적 고의에 의한) 학대"라고 설명했다.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완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장씨의 살인죄에 대해서는 "정인이의 복부를 밟은 적이 없다"면서 "배를 가격한 적은 있지만 사망에 이를 정도의 강한 외력은 없었다"고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에 참석한 증인들은 모두 장씨의 학대와 방치, 폭행 정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장씨와 함께 입양가족모임에 참가했던 지인 A씨는 "장씨가 정인이에게 맨밥과 상추만 먹였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정인이를 봤으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 고기 반찬 등을 먹일 것을 장씨에게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고기 반찬도 있는데 간이 배어 있어 안된다며 맨밥과 상추만 먹였다"면서 "너무 걱정돼 물에 씻어 먹이라고, 동치미라도 먹이라고 세번 이야기했으나 안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A씨에 따르면 장씨는 정인이를 홀로 차량에 1시간 가량 방치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그정도 상해면 나만 아니라 놀이터 모든 엄마들이 알았을 것"이라면서 "살짝 부딪혔을 수는 있겠지만 큰 충격이나 소란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장씨 아래층 거주민 B씨도 '정인이 복부를 밟은 적 없다'는 장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을 증언했다. A씨에 따르면 정인이가 사망한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9시 40분쯤 덤벨 떨어지는 소리가 4~5차례 났다.
해당 소리는 아이들이 뛰어다닐 때 나는 소리와는 달랐다. B씨는 "(덤벨을) 내려놓으면 나는 '쿵'하는 소리에 아래층이 울렸다"면서 "당시 (옆에 있던) 남편도 '애기들 다니는 소리도 아니고, 운동 소리도 아니고'라며 층간소음에 불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아래층에도 들렸던 소음이 정인이의 사망과 학대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일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장씨는 B씨가 방문하자 "죄송하다," "지금은 이야기할 수 없다," "이따가 이야기하겠다"며 울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25점은 남성 기준이고 여성의 경우 이를 3~4점 낮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단순히 점수만 가지고 사이코성향이 높은 것이 아니라 이기주의·무책임성·타인 공감 결여·공격적인 성향 등을 종합해 기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씨는 정인이를 자신에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인식해 자신의 스트레스나 불만을 쏟아냈다"면서 "정인이에 대한 괴로움과 죄책감을 표현한 진술도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C씨에 따르면 장씨의 심리분석에 참여한 4명의 분석관들 전원이 장씨가 정인이의 복부를 밟는 등 폭행 혐의를 부인한 것에 대해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분석관들이 민감한 질문을 건넬 때마다 장씨가 눈을 감고 질문을 부인하거나, 시선을 아래로 고정하고 침을 삼키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C씨는 "거짓말을 만들어 내다보면 긴장·불안·인지과부화가 온다"면서 "자기도 모르게 행동신호를 노출하는데 다리를 꼬거나 의자 뒤로 살짝 미는 등 언어·비언어적 특징을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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