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망 당일 수차례 '쿵' 소리..맨밥에 상추만 먹여"
[앵커]
생후 16개월만에 세상을 떠난 정인이, 정인이를 입양한 가정에선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오늘(3일) 세 번째 재판에서도 관련 증언들이 나왔는데요.
양부모의 가혹한 학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박영민 기잡니다.
[리포트]
정인이가 숨진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아파트 아래층에 살던 A 씨는 위층에서 평소 못 듣던 소리가 났다고 법정에서 진술했습니다.
무거운 아령을 떨어뜨릴 때와 비슷한 둔탁하고 큰 소리가 4차례에서 5차례 반복됐는데, 아이가 뛰어다닌 소리와는 전혀 달랐다고 증언했습니다.
위층에 올라가 봤더니 양모 장 씨가 문을 살짝 연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 했다고 A 씨는 말했습니다.
지속적인 방임과 학대 정황에 대한 진술도 나왔습니다.
이웃 주민 B 씨는 장 씨가 정인이를 몇 시간 동안 차에 방치하면서도 휴대전화로 상황을 보고 있어 괜찮다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정인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던 장 씨 주장과 상반되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B 씨가 본 정인이는 장 씨의 말과 달리 밥을 잘 먹었고, 오히려 장 씨가 고기반찬을 먹이라는 말을 듣고도 간이 세다며 맨밥에 상추만 먹였다는 겁니다.
오늘 재판에선 장 씨가 사이코패스에 가까워 내재된 공격성이 꽤 크다는 심리 분석 결과와 정인이를 발로 밟거나 던진 적이 없다는 장 씨 응답이 거짓이라는 생체 반응 분석 결과도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장 씨 측은 학대는 있었지만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번에도 시민들은 재판 전부터 법원 앞에 모여 강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사형! 사형!"]
재판 뒤 양부 안 모 씨는 취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했습니다.
[안 모 씨/정인이 양부/음성변조 :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오는 17일 열릴 예정인 4차 공판에는 살인죄 적용의 근거가 된 정인 양의 사망원인 감정서를 작성한 법의학자 등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송혜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근희
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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