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여성 가장, 얼굴 없는 기부천사에게 감사 편지 "막내가 오늘도 학원 열심히 다닙니다"
[경향신문]
“감사합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요.”
지난달 26일 강원 춘천시의 시정과 지역의 소식을 전해주는 ‘봄내소식지’ 메일함에 편지 1통이 배달됐다. 장문의 편지는 아니었으나 익명의 기부자에게 감사함을 표하려는 진솔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이 편지는 지난 1월 춘천시에 3억원의 기부금을 낸 익명의 기부천사에게 보내온 것이었다.
자신을 다섯 아이들과 살아가고 있는 아이 엄마라고 소개한 점으로 미뤄 편지를 보낸 이는 후원을 받은 부녀자 가장으로 추정된다. 그는 편지에 “철없을 적 예쁜 아기들을 낳아서 저도 아이들과 함께 자랐습니다. 남들 다가는 학원 한번 제대로 못 보냈고, 평범한 일상도 힘에 부칠 때가 많았지만 아이들은 착하고 바르게 잘 자랐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익명의 기부자님 덕분에 막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게 됐고, 넷째 아이 대학등록금도 보탤 수 있었습니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또 “아이들에게 기부자님과 같이 타인을 배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합니다”고 전했다.
“(막내가) 오늘도 학원에 열심히 뛰어갑니다…. 감사합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요.”
편지의 맺음말엔 익명의 기부자에 대한 고마움이 녹아 있었다.
이 편지에 언급된 익명의 기부자는 지난 1월5일 춘천시에 3억원을 기탁하며 “어린 자녀를 거느리고 있거나 병든 노부모를 모시는 등 절박한 처지에 있는 부녀자 가장을 위해 써달라”는 뜻을 전달했었다. 춘천시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준중위소득 80% 이내의 한부모 여성 가장 100명을 선정해 지난 1월부터 매달 10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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