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햄버거 진상녀' 결국 사과 "허기져서 예민했다"

KTX 객실 내에서 코로나 방역수칙을 어기고 음식물을 먹다가 항의를 받자 “우리 아빠가 누구인지 아느냐”며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된 여성 승객 A씨가 결국 사과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사건 영상과 글을 올려 공론화했던 네티즌 B씨는 3일 “그분(A씨)이 보낸 사과문을 올린다”면서 휴대폰으로 캡처한 A씨의 사과문 이미지를 첨부했다.

A씨는 사과문을 통해 “장시간 연속적인 미팅을 끝으로 너무 허기가 져 있었고 신경도 굉장히 예민하게 날카로워져 있었다”며 “개인적 상황에 의미 부여를 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판단임을 인지하고 있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참 미숙했던 대처였다는 판단이 든다”고 했다.

A씨는 방역수칙 위반 지적에 대해서도 “허기진 상황에만 급급한 탓인지 예민한 시국에 방역 준수를 정확히 지키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시국이 시국인 만큼 남이 보기에도 거슬릴 만한 너무나도 당연한 지적을 그땐 왜 그리 크고 예민하게 받아들였는지 그때의 상황을 돌이키고 싶을 정도로 과민하고 격양됐던 나의 반응들과 미숙했던 대처에 다시 한번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라는 글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B씨에 따르면 여성 승객 A씨는 마스크를 내린 채 KTX 안에서 초코케이크를 먹었다. 이를 본 승무원이 “여기서 드시면 안 된다”고 제지하며 마스크를 써달라고 했으나, A씨는 듣지 않고 햄버거까지 먹었다.

B씨가 “공용 대중교통 시설인데 죄송하지만 드실 거면 나가서 통로에서 드셔달라”고 하자, A씨는 “내가 여기서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라며 “없이 생기고 천하게 생긴 X이,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구인줄 알고 그러느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 등의 모욕적 언사를 이어갔다.

/온라인 커뮤니티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글을 올렸다. 논란 당시 A씨의 신원과 그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A씨와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후 B씨는 지난 1일 게시글의 내용을 추가했다. 글의 제목도 ‘KTX 햄버거 진상녀, 그 이후 글 (아버지 안 찾으셔도 돼요)’로 수정됐다. 그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커뮤니티를 통해 어떤 분이 쪽지를 주셨고, 그 여자분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며 “인스타(그램)를 통해 확인하고 카톡(카카오톡) 아이디까지 알아내서 고심 끝에 오늘 오전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어 “결론은 그냥 일반적인 가정의 아가씨로 추정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이제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정체가 확인됐다”며 “처음부터 비상식적인 일에 분노감이 있었던 거지, 그분을 상대로 뭐 어찌해 볼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결국 이날 A씨의 사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