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골프장 '버티기'에 인천공항 '골치'

박준철 기자 2021. 3. 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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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업체, 작년 말 사용기간 종료에도 토지 반환 않고 영업
공사, 내달부터 운영 중단 통보.."거부 땐 단전·도로 차단"

[경향신문]

인천공항 토지에서 2005년부터 운영 중인 스카이72 골프장의 하늘코스 모습. 스카이72 골프 앤드 리조트 제공

인천공항 시설·사업장 중 민간이 건설하고 운영해온 기내식 시설과 화물터미널 창고 등이 계약상 사용기간 종료로 반환했거나 반환을 앞두고 있다. 한데 국내 최대 골프장인 ‘스카이72’는 사용계약이 종료됐음에도 토지를 반환하지 않고 무단 점유하면서 ‘버티기’를 하고 있어 인천공항공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토지 1만5842㎡에 지은 주식회사 인천항공화물터미널의 항공화물창고가 20년 무상 사용기간이 종료돼 오는 7월 반환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10월에는 2001년 3월부터 사용한 대한항공 기내식 시설(3만3636㎡)과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CGH유동화전문(유)의 기내식 시설(1만9297㎡)이 각각 반환된다. 내년 3월에는 주식회사 한국공항이 건설한 GSE(지상지원장비)정비시설과 CGH유동화전문(유)의 GSE정비시설도 20년 무상 사용기한이 종료된다. 대한항공이 지은 제1화물터미널은 내년 6월, 제2화물터미널은 2026년에 반환되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터미널은 2023년 사용기한이 끝난다.

앞서 2012년 민자시설로 사용기간이 끝난 대한항공 항공기 급유시설과 아시아나공항개발의 위험물터미널은 2012년, 외항사터미널은 2013년 정부에 반환됐다. 이 시설들은 인천공항공사가 인수, 위탁운영하고 있다. 이들 민자시설은 ‘BTO’(Build Transfer Operate·민간자본을 유치해 건설, 소유권은 곧바로 정부에 넘기고 일정 기간 무상 사용) 방식으로 지어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정부와 다른 ‘BOT’(Build Operate Transfer·민자를 유치해 건설한 뒤 일정 기간 사업자가 시설을 소유·운영한 뒤 원상복구해 반환) 방식으로 파라다이스시티와 하얏트호텔 등 5개 호텔과 월드게이트 등 5개 오피스텔, 상업시설인 에어조이, 경정훈련장, 스카이72 골프장과 오렌지 골프장 등을 유치했다.

2005년부터 인천공항 토지 364만㎡에서 골프장을 운영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는 2020년 12월31일 실시협약이 종료돼 소유권을 인천공항공사에 이전하거나, 철거해야 함에도 토지를 무단 점유한 채 영업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가 무단 점유한 토지는 인천공항을 관리·감독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서울지방항공청의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수도권신공항촉진법’에 의한 공항지원시설로 조성됐으며, 사실상 스카이72는 국가 땅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1500억원을 들여 조성한 스카이72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9599억원 매출에 누적 당기순이익만 1644억원에 달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72에 4월부터 운영을 중단할 것을 통보했으며, 계속 영업할 경우 단전과 단수는 물론 골프장 진입도로 폐쇄 등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스카이72는 “토지 이외 잔디와 건축물 등 골프장 시설 소유권은 스카이72에 있다”며 민법에 보장된 시설물에 대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영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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