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로 입원한 정진석 추기경 "모든 이들 행복하길"

김승현 기자 2021. 3. 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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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정진석(90) 추기경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라며 “나의 부족함으로 알게 모르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부디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니콜라오) 추기경. /연합뉴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인 허영엽 신부는 2일 페이스북에 지난달 22일 정 추기경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찾은 일화를 소개하며 “당신(정 추기경)을 찾은 분들에게 힘겹지만 천천히 분명하게 말씀을 남기셨다”며 이같이 전했다.

정 추기경은 당시 자신을 찾아온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허 신부 등에게 “‘코로나'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데 빨리 그 고통을 벗어나도록 기도하자. 주로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해야 한다”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더욱더 하느님께 다가가야 한다. 모든 이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허 신부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21일 오후 통증이 심해져 입원했고 그날 밤 혈압 수치 등이 위험한 상황을 보이자 의료진이 교구청에 연락해 다른 신부들과 함께 병원을 찾게 됐다고 했다.

허 신부는 “(정 추기경은)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이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주실 것을 연명(의료) 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했다”며 “정 추기경님이 각막기증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영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추기경의) 어머니는 죽어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며 당신의 안구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정 추기경은 2006년 공개적으로 장기기증 서약을 했고, 2018년에도 각막기증 서명을 한 바 있다.

허 신부는 또 “(정 추기경이) 25일 통장 잔액 모두 필요한 곳에 봉헌하셨다. 당신의 삶을 정리하는 차원에서인지 몇 곳을 직접 지정해 도와주도록 했다”며 “나머지 얼마간의 돈은 고생한 의료진과 간호사들, 봉사자들에게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1961년 사제품을 받은 정진석 추기경은 1970년 만 39세의 나이로 청주교구장에 임명되면서 당시 최연소 주교가 됐다. 1998~2012년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직했고, 2006년 3월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그를 추기경에 임명하면서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번째 추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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