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같았던 삼성생명, 압도적 경기력으로 챔프전 진출

[아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용인 삼성생명이 기적을 연출해냈다.

삼성생명은 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아산 우리은행과의 3차전에서 64대47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창단 후 17번째 챔피언결정전행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플레이오프 승리로 정규리그 4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역대 두 번째 사례를 만들어냈다. 지난 시즌까지 3위팀까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규정이 변경됐는데 삼성생명은 지난 2001년 겨울리그 당시 우리은행의 전신이던 한빛은행에 이어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4위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또, 2018~2019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청주 KB스타즈를 만나게 됐다. 지난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조기 종료돼 플레이오프가 없었다. 삼성생명은 당시에도 우리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 패했다 2~3차전을 연달아 잡으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바 있다.

삼성생명은 1차전에서 잘싸웠지만,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며 졌다. 그러나 1차전 경기 내용이 운이 아니었다는 듯 2차전에서 윤예빈의 26득점 11리바운드 활약을 앞세워 우리은행을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3차전까지 쓸어담았다.

완벽한 경기 내용이었다. 마치 삼성생명이 우리은행 같았다. 우리은행은 잘 짜여진 조직력 속에 강력한 수비로 상대를 압살하는 스타일.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지쳤는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무리한 1대1 공격만 하다 시간을 흘려보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4쿼터 4분이 넘게 남은 시점, 점수차가 16점으로 벌어지자 에이스 박혜진을 빼며 수건을 던졌다.

반대로 삼성생명은 전 선수가 고르게 공을 만지고,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와 움직임으로 손쉬운 득점을 만들어냈다. 삼성생명이 안되는 경기를 보면 김한별 혼자 다득점을 하고, 난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날은 김한별이 3쿼터까지 2득점에 그치는 동안 배혜윤, 김보미, 김단비, 윤예빈이 고르게 득점을 했다. 그리고 우리은행이 3쿼터 막판 추격을 하자 잠잠하던 베테랑 배혜윤과 김한별이 4쿼터 대폭발하는 등 완벽한 팀 케미스트리를 발휘했다. 발군의 조직력도 과시했다.

또 하나 승인은 수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경기 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수비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 그 효과가 1~2차전에 나왔다"고 했는데 3차전에서 역시 엄청난 압박 수비로 우리은행 선수들을 숨도 못쉬게 했다. 임 감독은 6라운드 중반 플레이오프 상대가 우리은행으로 굳어지자 "단기전에서는 박지수가 있는 KB스타즈보다 우리은행과 싸워볼만 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 말이 허투가 아니었다. 삼성생명은 윤예빈이라는 뉴 스타를 탄생시키는 등 경기력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우리은행을 압도했다.

아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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