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위안부 문제, ICJ 회부를"..정의용 "신중 검토" 답변

유신모 기자 2021. 3. 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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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어서오세요”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3일 면담을 위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찾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3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면담했다. 이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취임한 정 장관이 위안부 피해자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접견실이 있는 청사 17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 할머니를 맞으며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취임식 때 모시려 했는데 방역이 상당히 엄격하기 때문에 제가 모시지를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 간 면담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 장관은 그동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내외 인식 제고 과정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공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며 “ICJ 제소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설명하고 앞으로도 피해자분들과 소통하면서 해결방안을 고민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면담 후 청사 1층 구내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은)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시작했고 끝은 이용수가 할 것”이라며 “ICJ에 갖고 가 결판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ICJ 제소 요청에 대한 정 장관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장관님이 ‘예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면서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꼭 그리하겠습니다’ 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또 궁극적인 목적은 배상이 아니라 일본의 사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돈이 아니라 사죄를 바란다”면서 “(전에도) 제가 이야기했지만 사죄 받으면 용서해줄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왜 위안부가 만들어졌는지 알도록 하기 위해 교육관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관 면담과 기자회견에 배석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 측은 기자들에게 ICJ 회부를 위한 특별협정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은 ICJ에서 다툴 소송의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국제법 위반인지 여부 △국제법을 위반했다면 일본이 책임져야 할 법적 결과 △위안부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또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소멸됐는지 여부 △지난 1월8일 한국 법원이 내린 일본 정부의 배상 판결이 국제법 규칙에 합치되는지 여부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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