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옥중편지.. 가족애 절절

김신성 2021. 3. 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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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학교 잘다니냐. 아버지 어머니 말씀 잘듯고(듣고) 공부 잘하라. 종호도 유치원을 다닌다니 잘가르켜(가르쳐)주며 잘 데리고 놀아라. 나는 잘잇다(있다). 쉬 집으로 갈 것이다."

일제강점기 춘천고등보통학교 재학시절 항일 학생비밀조직인 상록회(常綠會) 회장으로 활동하다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 고(故) 이연호(李淵瑚, 1919∼1999) 선생의 옥중 서신(사진) 8통이 최근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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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받은
상록회 회장 지낸 이연호 선생
가족 등에 보낸 편지 8통 발굴
“그새 학교 잘다니냐. 아버지 어머니 말씀 잘듯고(듣고) 공부 잘하라. 종호도 유치원을 다닌다니 잘가르켜(가르쳐)주며 잘 데리고 놀아라. 나는 잘잇다(있다). 쉬 집으로 갈 것이다.”

일제강점기 춘천고등보통학교 재학시절 항일 학생비밀조직인 상록회(常綠會) 회장으로 활동하다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 고(故) 이연호(李淵瑚, 1919∼1999) 선생의 옥중 서신(사진) 8통이 최근 발굴됐다. 상록회는 1930년대 춘천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조직한 항일 비밀조직이다. 이연호 선생은 1938년 상록회 2기 회장으로 활동하다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2년간 옥고를 치렀다.

근현대 역사자료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김영준 시간여행 대표는 3일 이연호 선생이 옥중에서 가족 및 친구와 주고받은 서신을 공개했다. 이들 서신은 한 소장가가 4년 전 경매에서 사들인 것으로, 이연호 선생의 부모·동생, 동료가 보낸 것과 이연호 선생이 가족에게 보낸 엽서와 편지류다.

서신에는 1929∼1941년 수감 당시 어머니와 아버지, 여동생, 남동생 등 가족들과 이연호 선생이 서로의 안부와 건강을 묻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엽서와 봉투에는 경성(京城) 서대문형무소, 춘천읍 소양통(通) 2정목(丁目) 99 등 서신의 송수신처가 적혀 있다.

김 대표는 “서신을 보면 붉은색 도장으로 ‘檢’(검)이 찍혀있거나 ‘不許可’(불허가)라는 글자가 있는데 당시 일제가 수감자관리법에 따라 검열을 철저하게 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 수감자 수가 10만 명 정도인데, 발견된 독립운동가 편지 원본은 5통 정도”라면서 “이번에 발굴된 이연호 선생의 옥중 편지는 희소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연호 선생은 1919년 안악면에서 태어났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에는 서울 이촌동 빈민촌에 교회를 세우고 가난한 사람들과 생활하며 ‘빈민의 목회자’로 불렸다. 1990년 독립운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이 자료는 오는 7일 KBS1에서 방영되는 ‘TV쇼 진품명품’에서 소개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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