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삿속 확률조작 속임수".. 일파만파 확률형 아이템

황병서 2021. 3. 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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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 "4대惡 게임 공정위에 조사의뢰"
하의원 "가짜확률로 유저들 피해 눈덩이
소비자 속이기 위한 알리바이로 드러나"
민주당, 확률 공개 의무화 개정안 발의에
게임산업협회 "영업자유 침범" 공식 대응
넥슨게임 '메이플 스토리'는 두번째 사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게임회사에 대한 제보를 받는 모습.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넥슨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려는 정치권의 게임법(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이 국회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한 게임사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압박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확률형 게임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5대 악(惡) 게임'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가짜 확률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면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게임 거의 모두가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공정하고 투명하게 확률을 자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소비자를 쉽게 속이기 위한 의도적 알리바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공정위 제소를 통해 정부 차원의 강도높은 조사도 촉구했다. 그는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을 통해 속임수를 당장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서 "여기에 5대 악 게임을 먼저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5대 악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넷마블 모두의 마블 등 게임업계 '빅3' 기업의 대표작들이다. 그는 "게임명은 같지만 PC와 모바일 등 서로 다른 서비스로 운영되는 게임이 많다"면서 "예컨대 리니지가 그렇다. 리니지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리니지1, 리니지2, 리니지M, 리니지2M 등 다양한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같은 게임명으로 서비스하는 PC, 모바일게임 모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이상헌 의원도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 논란과 관련해 '영업비밀'을 이유로 법안 반대에 나선 게임산업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강원랜드 슬롯머신조차 당첨 확률과 환급율을 공개하고 있는데 협회가 왜 반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아이템 획득 확률 공개가 이용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알 권리로, 법안심사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협회가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상헌 의원은 앞서 지난해 12월,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를 담은 게임법 전부개정안(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게임을 이용한 사행성 조장을 방지한다는 취지 하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정의와 함께 아이템 뽑기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해당 내용을 포함한 의견서를 전달하고 공식 대응에 나섰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의견서를 통해 게임법 개정안이 △불명확한 개념 및 범위 표현으로 사업자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점 △기존에 없던 조항을 다수 신설해 의무를 강제한다는 점 △타법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범한다는 점 ▲실효가 없거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게임법 개정안에 포함된 확률형 아이템 관련 조항을 두고 "고 사양 아이템을 일정 비율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의 밸런스는 게임의 재미를 위한 가장 본질적 부분 중 하나"라면서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연구하며 사업자들이 비밀로 관리하는 대표적 영업 비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십 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상대로 이용자별 아이템 공급확률을 제공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넥슨 게임 '메이플 스토리'가 지난달 19일에 이어 두 번째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난 1일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홈페이지에 '고객님께 사과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메이플스토리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라이브 서비스의 개발 관성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해온 것이 이번 사태의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2003년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이후 '무엇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인 안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에 이른 지금에도 메이플스토리는 이같은 큰 틀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 없이, 안일한 태도로 과거에 하던 방식 그대로 라이브 서비스를 지속해왔다"며 "고객님의 요구와 시대적인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과거에 결정된 방식을 고수하면서 적극적으로 게임 내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플스토리는 지난달 18일 게임 업데이트 공지를 통해 아이템에 부여되는 추가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지금껏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점이 드러났다며 크게 반발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환생의불꽃' 아이템 설명에는 '무작위' 방법으로 추가 옵션을 부여한다고 적혀 있지만, 불필요한 성능은 높은 확률로, 중요한 성능은 낮은 확률로 옵션을 부여하고 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조작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항의성 트럭을 넥슨 본사로 보내는 '트럭시위', 게임 내 현금 충전 한도를 0원으로 설정하는 '한도 0원 챌린지' 등을 진행해왔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선 메이플스토리와 유사한 타 게임으로 집단 이동 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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