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민주당 '단일화 속도전' 압박에 "조정훈 먼저 정리하는 것이 도리"

박광연·곽희양 기자 2021. 3. 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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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김진애 의원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에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국회의원직을 포기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68)은 3일 “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짜던 지난달부터 의원직을 던진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이달 8일까지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와 정리를 끝내는 것이 도리다. 그 다음에 8일부터 17일까지 (열린민주당과 단일화를)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10일까지 단일화’ 요구를 비판했다.

30여년 전부터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꿈을 꿔왔다는 김 의원은 “제 모든 역량이 지금 시점이랑 딱 맞다”며 도시 전문가로서 ‘시장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와 ‘수직정원’ 핵심 공약을 두고는 “전문가로서 모욕을 느낀다. F학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회의원직 사퇴에 놀랐다는 반응이 많다.

“사람들이 놀랐다는 데 더 놀랐다. 저는 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짤 때부터 의원직을 던진다는 생각을 했다. ‘저쪽은 단일화 할 마음이 없구나. (의원직 사퇴 시한인) 3월8일까지 안끝내려 하는구나’라는 걸 이미 알았다. 지난달 10일쯤 의원직을 지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부터 각오해왔다.”

-박 후보는 단일화 문제를 ‘당에 일임했다’고 말한다.

“말도 안되고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모든 단일화는 후보의 ‘오케이’ 사인이 안떨어지면 앞으로 못 간다. (단일화를) 피하려고 하는 거다.”

-단일화 조건을 제시했을 때 민주당 반응은 어땠나.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 저쪽(민주당)은 일정에만 매달린다. 그리고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랑도 단일화하자고 한다. 이에 대해 명확히 얘기했다. 민주당과 같은 뿌리인 더불어시민당 출신 조 후보와는 단일화가 아니니 우리랑 연결시키지 말라고.”

-열린민주당도 민주당과 비슷하지 않냐는 얘기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목표는 비슷하겠지만, 민주당에서 상당히 개혁지향적 당원들이 이쪽(열린민주당)으로 굉장히 와있다. 언론·검찰·사법개혁에 공감도가 굉장히 높은, 한마디로 개혁적인 사람들이 많다.”

-민주당에서는 “10일까지 최종 후보가 결정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8일이나 10일이나. 민주당이 8일까지 조 후보와 정리를 끝내는 것이 도리 아닌가. (2011년) 박 후보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단일화 때 정확히 9일이 걸렸다. 8일부터 시작하면 17일까지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주에 단일화 방식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거다.”

-단일화는 민주당과 통합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것 아닌가.

“물밑에서도 얘기가 나온 적 없다. 구체적 제안이 없는데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나. 자기들 당대표 경선할 때 우리 표만 가져가려는 그런 태도는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당원들의 생각이다.”

-의원직을 포기하면서까지 왜 서울시장이 되려하나.

“지금의 시대정신은 실사구시다. 실사구시적 생각을 한다는 측면에서 제가 가장 적합하다. 도시를 가장 많이 들여다봤고 특히 서울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으로 대변되는 ‘개발’, 박원순 전 시장의 ‘사람’의 가치를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는 진짜 개발을 하겠다.”

-오랜 기간 서울시장이 되는 꿈을 꿔왔다고 들었다.

“정확히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왔던 1988년부터다. 당시 서울시에서 의뢰한 밀라노 서울전시관을 기획하면서 서울을 많이 연구하고 매력을 느꼈다. 박원순 시장이 나올 때도 다 준비했다가 그때 시대정신은 사람을 중시하는 박원순이라고 생각해 출마하지 않았다. 정확히 지금이 제 쓰임새가 있다고 보고 나오는 거다.”

-왜 지금 쓰임새가 있나.

“제 모든 역량이 지금 시점이랑 딱 맞다. 정치적 경력이나 사람들이 저에 대해 갖는 신뢰를 바탕으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꾸준히 서울을 수도권과 같이 봐야 한다고 얘기해왔는데, 마침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민원을 해결하는 문제를 넘어 서울시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말 잘 할 수 있다. 앞으로 제일 절박한 부동산 문제를 1년3개월 동안 안착시킬 수 있다.”

-박 후보의 주요 공약을 ‘SF(공상과학)적’이라고 비판했다.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과 수직정원 공약이 하도 허무맹랑해서 그렇게 얘기했다. 기본적으로 말할 가치조차 없다. 전문가로서 모욕을 느낀다. 현재의 절박한 문제는 다 도외시하고 실사구시적인 문제의식이 없기에 F학점을 주고 싶다. 기본적으로 도시의 맥락이나 잠재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수직정원은 현실에서 절대 적용할 수 없다. 정책 전문가에게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고 광고쟁이가 만든 그림이다.”

-서울시장이 되면 어떤 정책을 제일 먼저 내놓을 건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소상공인·자영업자 41만명과 프리랜서 노동자 6만명 등 총 47만명의 고용 취약계층에게 매달 210만원을 최대 6개월간 지원하는 것부터 하겠다. 폐업 위험에 놓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연 0.45%의 저이자 대출도 먼저 하겠다.”

-연간 10만호씩 재선을 포함해 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5년간 50만호 공급은 공공주택과 민간주택의 수를 합한 것이다. 이 중 공공주택이 10만호 정도다. 박영선 후보가 5년간 공공주택 30만호를 짓는다고 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새롭게 내놓은 정책은 또 무엇이 있나.

“‘오아시스 서울시대’의 핵심인 ‘돌봄 오아시스 플랫폼’을 꼭 하고 싶다. 치매·장애 등에 돌봄노동이 필요한데, 돌봄 정규직 노동자는 20만명뿐이다. 돌봄 정규직 노동자를 더 늘리기도 어렵다. 여기에 시민들과 사회적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돌봄의 주체가 ‘전문·소셜·시민’ 3가지 층위가 되는 방식이다.”

박광연·곽희양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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