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칼럼] '오버워치'의 미래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발자이자 게임작가인 동시에 열혈 게이머인 필자 '소금불'의 개발자 칼럼 코너입니다. '소금불' 필자가 현업 경험을 살려 다양한 시각으로 게임과 관련된 주제를 풀어 독자 여러분께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주 >
◆'오버워치2'의 시청각 퀄리티
2탄의 비주얼은 캐릭터 외관이 리뉴얼되고 약간의 광원효과가 추가될 뿐으로, 후속작에 걸맞는 수준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좋게 생각하면 1탄으로 확립된 e스포츠 고유의 게임성 유지와 스킨 재활용이고, 나쁘게 보면 2탄 제작기간의 단축과 성의의 문제다.
2탄 존재의 이유는 두 가지로서, 첫 번째는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이다. 전작의 영웅 CG 무비나 코믹북으론 구체적인 스토리를 바라는 팬들의 갈증을 달래긴 부족했다. 1탄의 기록보관소 미션 수준으로 업데이트를 하면 되지, 굳이 2탄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상술을 부리냐는 걱정도 많다. 그러나 1탄은 PvP에 초점을 맞춰서 게임 엔진이 제작된 거라, 줄거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화려한 스토리 모드를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시네마틱 감독의 말에 따르면, 새롭게 제작된 개발도구로 인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이 대폭 확대됐다고 한다. 결국 '블리자드 퀄리티'를 갖춘 스토리 모드를 위해선 기존의 PvP 모드보다 많은 아트 작업과 제작기간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2탄의 두 번째 존재이유는 PvE 콘텐츠 보급이다. 이 모드의 핵심은 탤런트 시스템에 있다. 영웅의 능력확장과 조합 연구는 콘텐츠 확장에 많은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PvP 밸런스에서 벗어난 영웅의 DPS가 극단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걸 맞는 레벨 디자인, 퀘스트, 적 등 거의 모든 파트에서 재설계는 필수불가결하다.
PvE 콘텐츠 소비 속도는 빠른 편이므로 이 부분 역시 제대로 게임 모드의 근본을 다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밸런스 문제의 고찰
초당 10 대미지를 주는 솔져의 총과 50 대미지의 법사 화염구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 캐릭터의 공평한 DPS를 위해 법사 화염구의 쿨타임은 몇 초로 맞추는 게 타당할까? 단순하게 계산하면 정답은 5초다. 화염구 대미지(50)를 총 대미지(10)로 나누면 된다. 그럼 솔져가 2단 점프를 할 수 있다면 또 밸런스는 어떻게 맞춰야 할까? 여기서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오버워치'에는 3차원 공간에서 온갖 공상과학이 깃든 무기와 초능력을 발휘하는 하이퍼 영웅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100프로 완벽한 밸런스의 생태계를 창조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결국 많은 실험과 피드백을 거친 최선의 가설만이 가능할 뿐이다.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특히, '오버워치'의 밸런싱은 어렵고 늘 도전적인 일이다. 그리고 이 점은 느린 영웅 업데이트의 주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많은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최선의 솔루션은 영웅 수로 본다. 개체수가 풍부해야 자연스러운 생태계가 유지되는 법이다. 역할별 숫자 비율도 안 맞고, 탱커와 힐러를 늘리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OP 캐릭터 카운터 설계, 영웅 리메이크, 영웅 로테이션 등 운영의 묘를 발휘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 왜 개발사는 영웅 업데이트만이라도 고려하지 않을까? 에코 업데이트 이후 최소 두어 명의 영웅이 나올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그렇게 되면 팬들의 불만도 다소 줄어들고 '오버워치' 흥행도 유지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특히 리메이크 수준의 탱커 버프 계획은 무척 고무적이다. 감독은 탱커의 공격능력과 방어력과 물리저항값을 상향해, 방어태세를 갖춰 전선만 유지하던 소극적인 역할에서 탈피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버워치2'를 기점으로 밸런스 대격변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본다. 새로운 히트스캔 딜러인 '소전'말고도 물밑에서 다수의 신영웅이 개발되고 있겠지만, 아마도 '오버워치'의 수장인 제프 카플란은 이들의 공개는 뒤로 미룬 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심산인 것 같다.
◆밭을 가는 시기
단순한 애드온(add-on) 개념이 아닌, 기존의 게임 자체를 완벽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는 감독의 말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후속작의 지향점에 대한 반반의 기대와 우려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개발진이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팬으로서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는 2탄 발매일에 대한 진한 아쉬움도 있긴 하다.
개발진은 더 오랜 기간 새로운 밭을 가는 시기를 택했다. 2021년도 개발사와 팬들 모두에게 '오버워치' 재도약을 위한 시련의 시기가 될 것 같다. 필자는 5년이 지난 이 게임에 아직까지 꿈틀거리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오버워치'의 새로운 비전은 언젠간 완성돼 그 빛을 보리라 기대한다.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
Copyright © 데일리e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