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백신 접종 후 사망 2건 인과 관계 살피겠다"

3일 백신접종 이상반응 사례 브리핑..2명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요양병원 입원 환자 2명이 백신 접종 후 이상증상을 보이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는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3일 "백신 접종을 마친 후 숨진 사례 2건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의무기록조사와 시·도의 신속대응팀의 검토, 질병청의 예방접종피해조사반 검토를 통해서 예방접종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0시까지 전국에서 총 8만7428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다. 이 중 이상반응 신고사례는 총 209건으로 207건이 두통과 발열, 메쓰거움 등 경증 사례로 보고됐다. 다만 몸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알레르기 면역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반응 3건과 접종 후 사망 사례도 2건 보고됐다.
 

첫 사망자는 50대 요양병원 입원 남성으로 이달 2일 오전 9시 30분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받았다. 접종 후 11시간 경과 후 흉통과 메쓰거움,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의료진이 치료에 나섰지만 3일 오전 7시쯤 숨을 거뒀다. 두 번째 사망자는 60대 요양병원 입원 남성으로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 경 첫 사망자와 마찬가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33시간 경과한 후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였고, 호전됐다가 상태가 악화돼 3일 오전 10시쯤 숨졌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사망 사례는 해외에서도 적지 않게 보고 되고 있다. 영국 같은 경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402명이 숨졌다고 보고됐다. 독일 경우 113명, 캐나다와 노르웨이, 프랑스에서도 사망 사례가 잇달아 보고됐따. 정 단장은 “다만, 아직까지는 예방 접종과의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라고 보고된 경우는 공식적으로 없다"며 "세부적인 그런 내용들을 잘 분석해서 이런 인과관계, 연관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인 접종자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3명이다. 이들은 '아나필락식스 쇼크'가 아닌 '아나필락시스양' 반응을 보여 2명은 집으로 귀가했고 1명은 관찰중 인것으로 확인됐다. 조은희 코로나19 백신예방접종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아나필락시스양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키는 것과 유사한 알레르기 물질이 체내에 들어가 (아나필락시스 쇼크와는) 다른 기전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나필락시스양 반응은 비교적 가벼운 반응을 뜻하는 것으로 접종 후 2시간 이내에 호흡곤란이나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라는 설명이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예방접종 직후 기도가 붓거나 쉰 목소리가 나는 기도 증상, 숨이 가쁘거나 지속적인 기침이 나는 호흡 증상, 쇼크 징후·부정맥·저혈압으로 인한 실신 등의 순환기 증상이 하나 이상 나타날 때 발생한다. 알레르기 치료제인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조 반장은 "일선 병원에서 이를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아나필락시스양과 아나필락시스 쇼크) 모두 중증이상반응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추후에 당국이 이를 경증 또는 중증으로 재분류한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 이상 반응을 방지하기 위해 건강상태가 좋은 날 예방접종을 받길 권했다. 

정 단장은 “예방접종 대기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또 예진 시에는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 등을 의료진에게 알려달라”며 “특히, 만성질환이 있으신 기저질환자들은 접종 후에 이상반응 여부 등도 면밀히 관찰하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주의사항을 유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