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런 일이..푸드테크학과도 만들었다

김금이,박홍주 2021. 3. 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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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직자 위한 재교육형 학과
기존 5곳에서 올해 2곳 추가
특정기업 채용보장학과는
학내 반발에 부딪혀 무산
"산업계 인력수요엔 못미쳐"
서울대가 '계약학과' 개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푸드테크 등 최신 트렌드에 맞춰 인력이 필요한 기관과 연계해 인재를 양성·배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학교 내부에서는 삼성과 SK 같은 대기업과 연계한 학과 개설이 가로막힌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3일 서울대에 따르면 최근 열린 평의원회 본회의에서 현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재교육형 계약학과인 푸드테크학과와 AI융합교육학과를 신설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각각 기존 식품산업군에 10개월 이상 재직한 직원과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석사학위 과정이다. 두 학과 모두 2021학년도 2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재교육형 계약학과는 일반 학부생이 아닌 현업에 종사 중인 직장인을 대상으로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된 과정이다. 기존 서울대에 설치된 재교육형 계약학과는 의대 임상의과학과,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융대원) 수리정보과학과, 간호대 임상간호학과, 행정대학원 공기업정책학과 등 4곳이다. 신설된 푸드테크학과 주임교수를 맡은 이기원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대학의 고유 기능인 기초 교육과 기초 연구에 초점을 맞춰 왔는데, 최근에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산학협력이 강조되고 있다"며 "교육과 연구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지만 산업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는 맞춤형 교육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원 과정에서 현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은 다양하게 편성되는 반면, 학부과정 신입생을 대상으로 특정 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채용보장형 계약학과'는 서울대에 아직 단 한 곳도 없다. 2019년 공과대학 교수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연계한 반도체 계약학과를 학부과정에 신설하려다 무산된 후 현재까지 채용보장형 계약학과와 관련된 논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타 대학엔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가 많지만, 국립대는 사립대와 달리 특정 기업 수요에 따라 학과를 만드는 데 반발이 컸다"며 "전 단과대의 공감을 얻어야 만들 수 있는데 특정 분야, 특정 기업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대학기관 정신에 안 맞는다는 지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이 무산되자 차선책으로 기존 재학생을 모집하는 '인공지능시스템반도체 연합전공'이 지난해 신설됐다. 이혁재 전기·정보공학부 학부장은 "기존에 입학한 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교육 학생들에게 또 다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계약학과로 만들어졌다면 입학정원 80명을 새로 선발할 수 있어 산업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 "국내 반도체 산업인력이 굉장히 부족한데 이를 채워주기엔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일부 사립대는 기업과 연계하는 채용보장형 계약학과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민간 기업과 계약학과를 만든 수도권 대학이 2015년에는 성균관대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둘뿐이었지만, 이후 6년 동안 6곳으로 늘어났다. 연구·교육 인프라스트럭처가 충분한 서울대가 기업과 협업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성균관대가 가장 먼저 삼성전자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신설했고, 올해부터 연세대가 삼성전자와, 고려대가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시스템반도체 관련 계약학과 신입생을 선발한다. 고려대의 경우 SK하이닉스가 교육 수요를 파악해 전달하면, 고려대가 개인별로 맞춤형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종선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업과 협력해 만들어진 계약학과라고 해서 교육이 한쪽으로 편중될 일은 없도록 커리큘럼을 고심해서 짰다"고 밝혔다.

[김금이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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