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퀀텀닷 vs LG OLED '차세대TV' 전쟁

박정일 2021. 3. 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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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 146인치 모듈러 TV 더 월. <삼성전자 제공>
2004년 출시한 LG전자 55인치 LCD TV. <LG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LG전자가 올해 동시에 '미니 LED'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100년 TV 역사에 또 하나의 변곡점이 시작됐다. 수만개의 LED(발광다이오드)가 백라이트 역할을 하는 미니 LED TV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로 구현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방법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니 LED를 끝으로 20년 가까이 이어졌던 LCD의 시대가 끝나고 앞으로는 '자체 발광' TV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세대 QD(퀀텀닷), 그리고 마이크로LED 등이 과거 LCD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간 주도권 다툼을 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TV라는 개념은 1920년대에 등장해 20년 뒤인 1940년대부터 라디오를 제압하고 '매스미디어'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당시 등장했던 브라운관(또는 CRT)은 2000년대 초반까지 TV의 핵심 기술 역할을 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LG전자가 1966년 국내 최초의 흑백 TV를 생산했고, 삼성전자가 1970년 뒤를 이으면서 본격적인 국산화가 시작됐다. 이후 1977년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의 컬러TV를 생산하면서 흑백에서 컬러로 시장이 빠르게 이동했다.

거의 80년 가까이 TV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았던 브라운관 시대는 1999년부터 '평판 TV'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큰 화면에 대한 소비수요가 늘면서 기존 브라운관 형식으로는 두께와 무게 등에서 한계가 있었던 만큼, TV 제조업계에서는 그 답을 PDP와 LCD에서 찾았다. 먼저 등장한 것은 플라즈마 전기방전을 이용해 색을 구현하는 PDP였지만, 전력 소모와 발열 등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LCD에 시장 주도권을 내줬다.

당시 30인치 이하는 LCD, 40인치 이상은 PDP가 우위를 보이던 상황이었는데, 2004년 삼성전자가 당시 세계 최대 크기인 46인치 LCD TV를 공개하며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같은 해 55인치 LCD TV를 선보이며 두 회사는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고, 백라이트 광원을 형광램프에서 LED로 바꿔 디자인과 수명, 전력소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시장을 선도했다.

삼성·LG전자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포스트 LCD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이 강력한 정부 지원과 저가 공세를 앞세워 LCD 패널·TV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놓으면서, 이 같은 추격을 따돌릴 필요가 점차 커졌다.

이에 LG전자는 2013년 OLED 기술을 적용한 55인치 올레드 TV 양산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와 함께 화질과 가격 경쟁력을 지속 강화한 결과 현재 OLED TV 대열에 동참한 업체는 소니를 비롯해 총 19개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2015년 '퀀텀닷(양자점)'을 TV에 처음 적용했다. LCD의 화질 구현 능력을 극대화 하면서 동시에 2018년에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LED 모듈러 기술을 선보이면서 OLED 진용에 맞섰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사업 경험이 풍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양산 계획을 내놓아 시장은 또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5년까지 QD 에 대한 투자와 R&D를 이어가게 되면 기존 OLED보다 수명이나 화질, 가격면에서 뛰어난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LG 역시 이미 10년 가까이 축적된 대형 OLED 경쟁력을 앞세워 먼저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라서 팽팽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LCD 시장에서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긴 후 삼성과 LG의 치열한 기술경쟁이 세계 시장 1위 수성의 비결"이라며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만 양사 간 선의의 경쟁이 이어진다면 다음 시대 역시 주도권은 한국이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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