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사각지대 '외국인 노동자' .. "주기적 검사로 대응해야"

김진주 2021. 3. 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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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내 외국인 노동자 밀집 시설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불법 체류 등의 문제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지간히 아플 때까지 굳이 코로나19 검사 받기를 꺼려할 수 있다"며 "한 달에 1, 2번씩 주기적인 검사를 하면 처음에야 확진자가 좀 늘더라도 사업주와 외국인 노동자가 한층 더 조심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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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두천시에서 지난 1∼2일 이틀간 외국인 96명을 포함해 10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더기로 확진됐다. 3일 오후 경기 동두천시 내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내외국인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수도권 내 외국인 노동자 밀집 시설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고, 방역 정보를 충분히 얻기 어렵다보니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개개인에 대한 주기적인 진단검사는 물론, 시설 방역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44명으로, 나흘 만에 400명대를 기록했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도 2월 첫 주부터 382.3명 → 382.1명 → 482.4명 → 392.1명 등 여전히 400명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서 주간 일 평균 환자 수가 400~500명 이상이면 2.5단계를 적용한다. 현재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다.

이날 정오 기준 동두천 임시선별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는 누적 96명이었다. 연천군 섬유가공업 관련 공장도 누적 25명, 파주의 페인트 생산업 관련은 11명, 이천의 박스 제조업 관련 33명이었다. 이 가운데 동두천 사례는 더 긴장감이 높다. 특정 사업장이 아닌 지자체 전수 검사에서 발견된 것이어서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의 생활권이 양주, 포천, 남양주, 인천 등으로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더 커진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개 공장 기숙사나 인근 숙소에서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데다, 낡고 열악한 시설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한 사람이 감염되면 추가 감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언어 등의 문제로 주변의 도움을 받아내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주기적 검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불법 체류 등의 문제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지간히 아플 때까지 굳이 코로나19 검사 받기를 꺼려할 수 있다"며 "한 달에 1, 2번씩 주기적인 검사를 하면 처음에야 확진자가 좀 늘더라도 사업주와 외국인 노동자가 한층 더 조심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3분기 이후로 예정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기자는 얘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소 부정적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새로운 집단감염 그룹이 나올 때마다 백신 접종 시기를 조정하는 건 끝없는 과정이 된다"며 "정해진 순서대로 하되 접종 속도를 올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기 교수도 "백신 접종의 첫 번째 목표는 사망을 줄이는 것이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은 그다음"이라며 "깊은 연구와 수많은 논의를 거쳐 현재의 예방접종계획이 만들어진 만큼 지금으로선 접종 순서를 바꾸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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