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 146km 쾌투..KT 토종 선발 트리오, 첫 실전 '굿'
[스포츠경향]
이렇게 선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 적은 없었다. KT 토종 선발 트리오가 상쾌하게 첫 실전 테이프를 끊었다.
KT는 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5-0으로 완승했다. 선발 투수 2명이 나란히 첫 실전 점검에 나섰다.
배제성과 소형준이 1·2회를 나눠 맡았다. 배제성은 1회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26개를 던지며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점검했고 시속 141㎞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2회에는 소형준이 나섰다. 1이닝 1안타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투심패스트볼까지 다양하게 점검한 소형준은 최고구속을 146㎞까지 찍었다.
배제성과 소형준은 지난해 각각 10승, 13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 쿠에바스와 함께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켜 KT의 창단 첫 가을 야구를 이끌었다. 10승 투수를 4명이나 배출한 KT 마운드의 안정감은 정규시즌 2위까지 올라간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혔다.
외국인투수 둘 다 재계약해 2년 연속 자연스럽게 지속된 선발 4명의 조합에 고영표가 합류하면서 KT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도 전 선발 고민을 덜어낼 수 있었다.
2018년 시즌을 마친 뒤 군 입대해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마운드를 떠났던 고영표는 캠프 시작 이후 KT 투수 중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미 라이브피칭 단계에서 140㎞대 구속을 던져 이강철 KT 감독의 탄성을 불렀다. 실전에도 가장 먼저 투입됐다. 지난 1일 KT의 첫 연습경기였던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을 11개로 마치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끝냈다.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 커브를 무리없이 점검했다.
고영표는 KT가 꼴찌를 도맡던 시기에 거의 유일한 국내 선발로 활약해 ‘외로운 에이스’로 불렸다. 잘 던지고도 이기지 못한 경기가 많아 한 번도 시즌 10승 고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제 달라진 KT에서 또 한 명의 10승 투수로 기대받고 있다.
군 복무로 인한 2년 공백은 KT가 고영표에 기대를 걸면서도 가장 우려하는 변수였다. 이강철 감독이 고영표를 전체 투수 중 가장 먼저 실전에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투수들보다 더 등판 기회를 늘려 최대한 실전 감각을 찾게 하기 위함이다. 고영표는 첫 실전부터 깔끔한 투구로 화답했다.
창단 이후 최하위권에 머물다 2019년 6위로 탈출하고 지난해 정규시즌 2위까지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KT는 올시즌 ‘유지’와 ‘안정’을 가장 큰 목표로 하고 있다. 관건은 마운드다. MVP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이탈한 공백을 투수력 강화로 메우겠다는 계획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앞에서 잘 끌었던 선발진의 활약이 가장 큰 필수 조건이다. 고영표까지 더해진 토종 선발 트리오의 몫이 매우 크다. 실전 점검의 시작은 매우 좋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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