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광주시 도시개발사업.. 식지 않은 대가성 논란

안경호 2021. 3. 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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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였다.

광주시가 3일 광산구 평동준공업지역(142만635㎡·43만여평)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시는 이날 사업계획서 평가위원회를 열어 단독 신청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계획 적정성 및 지역전략산업시설 계획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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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청사 전경.

예상대로였다.

광주시가 3일 광산구 평동준공업지역(142만635㎡·43만여평) 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그러나 이 컨소시엄 참여업체(8개) 중 중흥토건(주)이 지난해 광주시가 국토교통부 지원 사업 공모에 제출한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계획서를 대신 만들어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는 이날 사업계획서 평가위원회를 열어 단독 신청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계획 적정성 및 지역전략산업시설 계획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했다. 시는 "이번에 제출된 사업계획은 공동주택 건립 위주의 개발이 아니라 지역전략산업 육성과 친환경적인 개발이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호반건설, 제일건설, 우미건설, 스카이일레븐, KB증권, 현대차증권도 참여했다.

하지만 사업비 1조8,098억원을 써낸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계획서 핵심 내용이 시가 지난해 국토부 투자선도지구 지정 사업 공모에 냈던 지역개발 사업계획서와 매우 유사한 데다, 당시 시의 부탁을 받고 이 사업계획서를 공짜로 써준 건설사가 중흥토건으로 밝혀지면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 그도 그럴 게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제안한 한류문화콘텐츠 거점 조성개발 콘셉트를 비롯해 대규모 공연장, 한류콘텐츠 촬영스튜디오 등 관련 시설 설치 등은 국토부 공모 당시 시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빼닮았다.

이 때문에 시가 중흥토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국토부 공모에 앞서 중흥토건이 평동준공업지역을 주거·상업·문화·관광이 결합된 한류문화복합단지로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중흥토건이 공문을 통해 정식 제안을 한 것도 아닌 데다, 시가 중흥토건의 제안이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시는 중흥토건에게 사업제안서를 대신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뒤 이를 국토부 공모에 제출했다가 탈락했다.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시의 한 간부는 "시험을 본다면 먼저 공부한 사람이 시험 점수를 더 잘 맞을 가능성이 많고, 공모 사업이 되면 자기들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사업계획서 대리 작성) 할 수도 있겠죠"라고 말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

시는 이번 사업이 지역전략산업의 핵심 거점공간을 육성을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지만, 아파트와 주상복합, 상업시설 등이 상당 비중을 차지해 아파트 개발 사업으로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만 짓고 본래 목적인 지역전략산업시설을 외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 지침에 전략시설부터 조성하도록 했다"며 "교수, 법률·재무·회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상단을 꾸려 시민 기대와 지역 발전에 들어맞는 사업이 되도록 협약 체결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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