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통과한 신한금융..배당, 당국 권고보다 늘렸다(종합)

이진철 2021. 3. 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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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주 1500원 결산배당, 감독당국 권고보다 2.7%p 높아
"스트레스테스트 통과, 배당정책 자율 근거로 결정" 관측
KB·하나지주, 당국 권고 배당성향 20% 맞추기와 대조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신한금융지주(055550)가 보통주에 대해 주당 1500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배당성향(배당금총액/당기순이익) 22.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금융감독당국이 배당성향 20% 이내 권고한 바 있다. 신한금융이 당국의 권고안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을 결정한 셈이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감독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건전성 심사)를 통과한 신한금융의 경우 당국의 배당 축소 권고에서 다소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1조1582억원 유상증자, 자본확충 효과

신한지주의 배당총액은 7738억원이다. 종류주식(전환우선주) 배당금 300억원(주당 1716원)을 합치면 총 배당금은 8038억원이다. 보통주 배당성향은 22.7%, 배당수익률은 4.5%(기준주가 3만3200원) 정도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4146억원으로 전년대비 0.3% 증가해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당국의 배당 축소 권고를 의식해 전년(25%)에 비해 배당성향을 2.3%포인트 낮췄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권고한 배당성향인 20%를 2.7%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주요 금융지주 중에서 당국의 배당 권고를 넘어서 결정한 곳은 신한금융이 현재 유일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의결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에서 올해 6월까지 국내 은행권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추도록 했다. 금융위는 L자형 장기침체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않은 은행은 배당성향을 20% 미만으로 하고, 통과한 곳도 자율적으로 하되 신중하라는 메시지를 냈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금융회사의 명단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신한금융지주는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당국의 배당 축소 권고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였다는 뜻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를 대상으로 1조15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대규모 증자로 자본을 확충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좋아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당 자제령에 라임 제제심, 주주환원책 발표 어려워

신한금융지주는 증자 여파로 주식수가 많아져 소액주주 지분가치가 희석되면서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가치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배당 자제령으로 공격적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기 어려운 분위기인 데다 금융감독원의 라임펀드 손실사태 제재심의위를 앞두고 감독당국과의 관계도 고려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컨퍼런스콜에서 “감독당국의 배당 권고가 법적인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자본역동성이 충분하다면 20% 이상 배당성향은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법적으로 가능하다”면서도 “감독당국도 각 금융기관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정한 것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이를 많이 벗어나게 되면 감독당국과 향후 커뮤니케이션이 좀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당국의 눈치를 보면서 적절한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정했다는 뜻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감독당국의 배당 자제령 시한이 끝나는 올 하반기 분기배당을 포함해 배당성향 30% 달성을 목표로 점진적으로 높여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운영자금 2500억원과 채무상환자금 4500억원 용도로 총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도 결정했다. 신한금융지주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이중레버리지 비율, 부채비율 개선 등이 모두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지난달 배당을 결정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주당 배당금을 16∼20% 깎아 배당성향을 당국의 권고대로 20%로 결정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배당성향을 20%에 맞췄다. 우리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SC제일은행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배당성향과 배당총액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 제공

이진철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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