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원 확보했는데.. 신평사, 현대重지주 평가에 보수적

송기영 기자 2021. 3.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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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267250)가 자회사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한 것에 대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재무부담이 완화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대형 인수합병(M&A) 등으로 대규모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도 부채비율이 급증한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 엔진 A/S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분을 미국 사모펀드 KKR이 설립한 펀드 ‘글로벌 베셀 솔루션’에 매각한다. 매각 주식 수 152만 주로 보유 지분 중 38%에 해당한다. 지분 매각금액은 6450억원이다. KKR측과의 계약에 따라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보유한 현금 1500억원을 배당으로 받아 총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지분 매각 후 현대글로벌서비스에 대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비율은 62.0%로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한다.

해당 자금은 로봇과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 사업 육성에 사용된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KKR과의 계약은 현대글로벌서비스가 2조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향후 기업 가치를 3~4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울산광역시 현대중공업./조선DB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준 한신평 연구원은 "유동성 확보는 긍정적이지만 향후 대우조선해양 및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등 그룹차원의 M&A으로 인해 대규모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라며 "회사 신용등급(A-)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한국산업은행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구조상 인수시점에 약 38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지난달 5일 두산중공업(034020)두산인프라코어(042670)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인수대금은 8500억원 수준이다. 로봇, 인공지능, 수소 관련 친환경사업 등의 신사업투자 및 중간배당 실시 등 주주환원책 추진에 따른 자금 소요도 예상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매각으로 8000억원을 확보해도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거래 종결 이후 유입된 매각 대금이 차입금 상환에 쓰여 자체적인 재무부담을 충분히 완화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매각 대금이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도 현대중공업주지의 잇단 M&A가 열악한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이런 시장의 우려도 가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8조 9110억원, 영업손실 59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7897억원의 순손실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연결기준)은 139.3%로 집계됐다. 2019년 말보다 22.9%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간 순차입금비율(자기자본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8.1%에서 65.6%로 올랐다.

시장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조선업황이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고 정유 부문(현대오일뱅크)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신용평가사들이 보수적인 시각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신용등급을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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