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송강고' 현판도 못달고 개교, 왜..'송강 정철' 때문?

박진규 기자 2021. 3. 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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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교육청이 첫 공립 대안학교로 신설한 담양의 '송강고등학교'가 교명 논란으로 현판을 달지 못한 채 2일 첫 신입생을 맞이했다.

교명은 지난해 7월 공모한 결과 '송강고등학교'로 최종 결정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송강고등학교 명칭에서 '송강'은 정철의 호가 아닌 학교가 들어설 인근 하천 이름을 딴 것"이라며 "담양군의 군민 여론조사에서도 송강이란 명칭 선호도가 높아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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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인재 처형한 송강 정철 떠오른다" 교명 반대 움직임
학교 측 "정철과 무관..개교식때 현판 붙일 것"
전남 1호 공립 대안학교인 담양 송강고등학교 조감도 © News1

(담양=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라남도교육청이 첫 공립 대안학교로 신설한 담양의 '송강고등학교'가 교명 논란으로 현판을 달지 못한 채 2일 첫 신입생을 맞이했다.

송강고는 담양군 봉산면 양지리 옛 봉산초 양지분교에 교육부 특별교부금 40억원, 전라남도교육청 28억원, 담양군청 10억원 등 총 78억원을 재원으로 설립됐다.

교명은 지난해 7월 공모한 결과 '송강고등학교'로 최종 결정됐다.

전남도교육청 교명선정위원회는 "우리나라 수종을 대표하는 소나무처럼 학생들이 곧고 푸르기를 바란다는 뜻의 '송(松)'과 강물처럼 자유로운 사고를 지니기를 희망하는 '강(江)'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강'은 학교 주변에 흐르는 증암천의 다른 이름이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교명이 송강 정철을 떠올리게 한다며 교명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전남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송강고의 명칭을 반대하는 청원글이 30여 건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송강은 문장을 꾸미는 재주는 있었으나 인격적으로 본받을만한 인물이 아니기에 송강이라는 이름을 학교명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공모 절차를 다시 밟아 전남도민 모두가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명칭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의 일부 종친회에서도 학교 명칭을 바꿔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광산 이씨, 나주 나씨, 문화 류씨, 고성 정씨, 전주 이씨, 창영 조씨 종친회장 등은 지난 1월6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강 정철이 조선 선조 재임 시기인 기축년(1589년) 우의정 직책을 맡을 때 호남의 인재 1000명을 모반 혐의로 처형(기축옥사)한 적이 있다"며 "정철의 호 송강(松江)을 따 공립대안학교 명칭을 부여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교육청은 송강이란 학교 명칭은 송강 정철의 호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송강고등학교 명칭에서 '송강'은 정철의 호가 아닌 학교가 들어설 인근 하천 이름을 딴 것"이라며 "담양군의 군민 여론조사에서도 송강이란 명칭 선호도가 높아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판을 아직 달지 않은 이유는 교문이 협소해 수리할 필요가 있고, 정식 개교식때 기념행사로 현판을 붙이려 비워뒀다"고 밝혔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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