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변했다?..김종인과 수싸움서 치고빠지기 '밀당'

김일창 기자 2021. 3. 3. 15: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제기되는 비판·압박 받아치지 않고 수용..홍준표 "안초딩, 사과"
10년 학습효과에 지지율 우위 자신감..확실한 변화 말하기엔 이르단 지적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유럽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현장 회의에 참석해 디어크 루카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달라졌다. 정치 경험이 10년이지만 '초보' 이미지를 떼지 못했던 안 후보는 '안초딩'이라는 별명까지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노련미가 더해졌다는 평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예비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비판이나 압박에 정면 대응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상대의 공세 의지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일 안 예비후보는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과의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과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최종 단일화 과정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그 어떤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예비후보의 이 같은 입장이 국민의힘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포석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 후보 대비 지지율 우위에 있는 만큼 조속히 결과를 내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단 점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지지율 열세인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오는 4일 후보 선출이 완료되고 서울시선관위에 후보를 등록하는 18일~19일까지 2주라는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안 예비후보는 하루 뒤인 지난 2일 '신속한 단일화' 입장을 바꿨다. 이날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과의 인터뷰에서 안 예비후보는 "18일, 19일까지만 결정될 수 있으면 (후보 단일화 과정이) 천천히 가도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예비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기호 2번을 달지 않으면 도울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안 예비후보는 반박 대신 "김 위원장은 우리 단일 후보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도와주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 전 의원과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금 전 의원이 '불통' 문제를 파고들자 안 예비후보는 받아치는 대신 "다 제 불찰이다. 정치하는 과정에서 어떤 잘못을 했는지 많이 반성한다"며 지적을 수용했다.

'윤여준 전 장관이 멘토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멘토라면 제 멘토는 수백명"이라고 답했던 안 예비후보의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답변은 확실히 노련한 변화인 셈이다.

안 예비후보는 과거 약점으로 꼽힌 토론에서도 오히려 긍정적 평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18일 안철수-금태섭 간 1차 토론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의 결단력이 돋보이고 압축된 언어 사용 능력은 대단한 진전이었다"며 "지난 대선 때 토론을 보고 '안초딩'(안철수+초등학생)이라고 놀렸던 것을 정중히 사과한다"고 적었다.

안 예비후보의 변화는 높은 지지율에 따른 자신감과 지난 10년간 정치 경험이 어우러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안 대표가 지난 10년간 희화화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많은 일을 겪었는데 학습효과가 있는 거 같다"며 "높은 지지율도 자신 있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에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제3지대 후보 단일화 토론이 어느 정도 사전 협의가 된 상태로 진행된 데다, 금 전 의원이 완전한 '적'은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변화를 말하기는 어렵단 주장이다.

이들은 국민의힘 후보와의 토론회, 더 나아가 최종 야권 후보로서 민주당 후보와의 토론까지 지켜봐야 안 예비후보가 진짜 정치적 내공이 쌓였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안 대표의 변화가 '선거가 임박했구나'를 알리는 시그널로 본다"며 "선거가 끝나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금 전 의원과 토론은 사실상 같은 편과, 짜인 틀 속에서 준비된 토론을 했기 때문에 진짜 실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민의힘 후보나 민주당 후보와의 토론을 봐야 진짜 실력이 쌓였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