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김하경의 인생역전..여자배구 방출생 '전성시대'

이정국 2021. 3. 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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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생들의 대역전극'.

리그 종반으로 치닫는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방출의 아픔을 딛고 맹활약하는 두 선수가 배구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 뒤 최우수선수 인터뷰에서 김하경은 "선수생활 하면서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감격해 했다.

김하경은 지난달 5일 흥국생명전에서 데뷔 11년 만에 최우수선수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펑펑 터뜨렸던 지에스칼텍스 김유리를 '소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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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아픔 딛고 최근 맹활약
프로 데뷔 첫 MVP 인터뷰..동료들도 눈물
기업은행의 김하경. 한국배구연맹 제공

‘방출생들의 대역전극’.

리그 종반으로 치닫는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방출의 아픔을 딛고 맹활약하는 두 선수가 배구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의 김하경(25)과 지에스(GS)칼텍스의 김유리(30)다. 이들은 프로 데뷔 첫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언론 인터뷰를 하는 기쁨을 누리며 주목을 받았다.

김하경은 최근 주전 세터 조송화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출전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백업’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 선수였지만 주전 세터 못지않게 활약 중이다. 지난달 27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팀은 비록 졌지만, 3세트 조송화의 컨디션이 떨어지자 김우재 감독은 바로 김하경을 투입했다. 김하경은 3·4세트 동안 세트 11개를 성공시키며 김우재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지난달 24일 흥국생명전에선 세트 25개, 디그 6개를 기록하면서 팀의 3-0 승리를 사실상 이끌었다. 이날 김하경은 28득점을 올린 안나 라자레바와 11득점으로 깜짝 활약한 김주향에게 안성맞춤 토스를 성공시키며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경기 뒤 최우수선수 인터뷰에서 김하경은 “선수생활 하면서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감격해 했다. 그는 2016~2017시즌 기업은행에서 방출돼 실업팀 대구시청에서 2년간 뛴 경험이 있다. 하지만 2019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우재 감독은 김하경을 다시 프로리그로 불러들였다. 중학교 감독 시절 때 직접 지도하며 김하경의 잠재력을 봤기 때문이다. 기대를 걸었던 제자의 활약에 스승은 방긋 웃었다. 김 감독은 “하경이를 중학교 때부터 지켜봤다. 절박함이 있을 것이다. 잘 이겨내 줘서 고맙다”라며 격려했다.

김하경은 3일 〈한겨레〉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트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걸 다하고 나왔다는 데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두 경기가 남았는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GS칼텍스의 김유리. 한국배구연맹 제공

김하경은 지난달 5일 흥국생명전에서 데뷔 11년 만에 최우수선수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펑펑 터뜨렸던 지에스칼텍스 김유리를 ‘소환’하기도 했다. 그 인터뷰를 본 김하경도 “같이 펑펑 울었다”고 했다. 당시 김유리의 인터뷰를 지켜본 지에스 선수들이 모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중계를 하던 한유미 해설위원도 눈물을 흘렸다.

김유리 역시 팀에서 나와 실업팀에서 뛴 경험이 있다. 방출 뒤 방황을 하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자아냈다. 김유리는 프로로 돌아온 2015년 이후에도 여러 차례 팀을 이동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 둥지를 튼 지에스에서 주전 센터로 입지를 굳혔다. 그는 현재 속공 성공률 43.75%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김유리의 진가를 알아본 차상현 감독은 “끝까지 잘 버텨줘서 고맙다. 버티다 보면 좋은 날도 있다”고 흐믓해 했다.

팬들의 뇌리에서 잊혔던 두 무명 선수의 대역전극은 최근 학교폭력 논란 등으로 뒤숭숭한 여자 배구에 새로운 희망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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