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자살자 싸웠던 통신3사, 요즘은 합종연횡 중
SK텔레콤의 앱 마켓 ‘원스토어’가 KT·LG유플러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통신 3사들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3일 원스토어에 각각 210억원(지분율 3.1%), 50억원(0.7%)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SK텔레콤(52.1%), 네이버(27.4%), 재무적투자자(19.4%)로 구성됐던 원스토어 지분 구조는 통신 3사(53.9%), 네이버(26.3%), 재무적투자자(18.6%) 순으로 바뀌었다. 한때 각자 앱 마켓을 구축한 통신사들이 앱 유통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라는 공동의 적에 맞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1.2%로 압도적인 1위다. 원스토어는 18.3%로 2위, 애플 앱스토어(10.5%)는 3위다. 지난해 9월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원스토어는 KT·LG유플러스의 지분 투자로 올해 기업공개라는 목표 추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통신시장에서 점유율 1%를 더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됐던 통신 3사는 이번 건을 포함해 최근 잇따라 합종연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이는 컬러링 ‘V컬러링’과 민간인증서 ‘패스(PASS)’가 대표적이다. V컬러링은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동영상 컬러링 서비스다. SK텔레콤은 경쟁사인 KT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맺었다. LG유플러스도 올 상반기 중 V컬러링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공인인증서가 없어진 민간 인증서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통신 3사는 ‘PASS’ 인증서를 공동으로 구축했다.
4세대 이동통신(LTE)까지만 해도 통신 3사는 각자 통신망을 구축했지만, 농어촌 지역 5G(5세대 이동통신)는 서로 망을 공유하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진입 장벽이 높았던 과거 통신 시장에선 통신 3사만 싸우면 됐지만 지금은 구글·카카오톡 등 새로운 영역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며 경쟁의 판 자체가 달라졌다”며 “통신업계에서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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